-
민주사회에서 정권이 교체되는 까닭은 물러나는 정권의 비행이 너무 많아서 유권자들이 정권의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김대중·노무현으로 이어진 민주당 정권하에서, 또는 그 이전 공화당·민정당 정권하에서 억울한 세월을 보낸 사람들이 많습니다.
군사정권하에서 민주화투사로 자부하던 인사들은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고 노무현이 청와대를 점령하고 나서 거액의 보상금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한 사람들이 국민의 박수를 받고 존경을 받는 일은 있을 수 있어도, 돈을 받는다는 것은 절대 용서 못할 일이라고 나는 믿습니다.
어떤 잘못된 정권 하에서 재산을 빼앗긴 기업인들이 상당수 있다는 사실을 나도 알고 있습니다. 몇 달 전에 대한생명의 최순영 회장으로부터 그들의 억울한 사정을 자세하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글을 써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간곡하게 부탁했습니다. 저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라고. 그러나 그 뒤에 청와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한 것 같지 않았습니다. 이미 끝난 일이기 때문에 손댈 수 없다는 것인지요. 인권은 되찾아 줄 수 있지만, 아무리 억울하게 빼앗겼어도 재산은 되찾아 줄 수 없다는 말입니까. 그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최근에는 동아그룹의 최원석 회장이 분통을 터뜨리며, “동아그룹은 김대중 정권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강탈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나는 동아건설이 작업 중이던 ‘리비아의 수로 공사’ 현장을 직접 둘러본 적이 있었습니다. 사하라의 모래밭에 이룩한 그 거창한 사업을 목격하고 감탄을 금치 못한 동시에, 한국인인 사실에 커다란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김대중 정권이 들어서면서 동아그룹과 최원석 회장은 사정없이 두들겨 맞았지만 어느 언론도 진상을 밝히려 하지 않았습니다. 동아그룹은 부실기업이 되었고 최원석 회장은 부도덕한 인간으로 매도되고 매장되었습니다. 나도 한 마디 못했습니다. 나는 몰라서 못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최순영, 최원석은 너무나 억울한 기업인들 아닙니까. 지난 10년에 폭삭 늙어서 차차 63빌딩 꼭대기에 올라가볼 기력도 없어지고, 사하라 사막의 수로 공사를 한 번 돌아볼 의욕도 상실했을 이 두 기업인을 청와대에 초청하여 그들의 억울한 사정을 들어볼 마음은 없습니까. 따지고 보면 17대 대통령도 기업인 출신이 아닙니까.
어쩌면, ‘세종시 수정안’이니 ‘4대강 살리기’니 하는 일들보다, 억울한 사람들의 그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더 값진 사업이 아니겠습니까. 대통령이 차고 있는 그 칼이 ‘정의의 칼’이 아닙니까. 한 번 뽑으세요. “내일이면 늦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