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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 1년 만에 대박을 터트렸다.
14일 밴쿠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0m에서 이승훈은 한국팀의 첫 메달인 은메달을 설날 아침 국민들에게 선물했다. -
- ▲ 이승훈 ⓒ 자료사진
토리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네덜란드 밥 드용과 같은 조가 배정된 이승훈은 “드용이 워낙 잘 타는 선수라서 페이스만 쫓아가자고 다짐했는데 의외로 기록이 잘 나왔다”며 “그래도 은메달까지 딸 줄은 몰랐다”고 웃었다.
이승훈은 이날 캐나다 리치먼트 올림픽 오벌에서 치러진 경기에서 올림픽 기록을 세운 스벤 크라머(네덜란드, 6분14초60)에 이어 6분16초95로 결승선을 통과해 2위를 차지했다.지난해 초까지 이승훈은 쇼트트랙 선수였다. 쇼트트랙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자 단지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스케이트를 갈아 신었다.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은 사용하는 스케이트부터 다르다. 빙판을 달리는 것은 같지만 사용하는 장비도 근육도 다르다.
한 예로 쇼트트랙용 스케이트는 완만하게 굽은 짧은 날을 사용하는 반면 스피드스케이팅의 스케이트는 날이 길고 직선이다.
그만큼 종목 전환에 힘이 든다.
이승훈은 이 고생을 기억한 듯 경기를 마치자 “지난해 겪었던 아픔이 다 잊혀졌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대표선수 탈락과 새로운 종목 도전의 어려움을 털었다는 얘기다.
한국 쇼트트랙 신화 1세대인 김기훈 등은 이승훈과 정반대이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빛을 발휘하지 못하자 막 생긴 쇼트트랙 선수로 전환해 금메달 행진을 이어간 경우다.
이승훈은 지난해 7월부터 스피드스케이팅 훈련을 시작해 불과 3개월만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다시 가슴에 달았다. 그리고 11월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 디비전B에 출전해 4위를 차지했다. 다시 디비전A로 승격한 이승훈은 대회마다 한국 기록을 바꿔나갔다.
올림픽을 향한 집념이, 대표팀 탈락의 울분이 오늘 그의 목에 자랑스러운 은메달을 걸어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