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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정병국, 정두언, 정미경, 정양석….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한나라당 신임당직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조찬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정씨'들이 대거 참석해 이를 화제로 편안한 농담이 오가는 등 '강도퇴치론'으로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를 잠시 지웠다.
특히 이 자리에는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후보시절 비서실장을 시작으로 서울시 부시장, 대선 기획본부장과 전략기획총괄팀장, 당선인 보좌역 등을 거치며 '복심'으로 불리던 정두언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조찬에는 정몽준 대표를 정병국 사무총장, 정두언 지방선거기획위원장, 정양석 비서실장, 정미경 대변인 등 한나라당 참석자 가운데 남경필 인재영입위원장과 조해진 대변인을 제외한 5명이 정씨였던 탓에 자연스레 당직자들의 성씨가 화제가 됐다. 여기에 정정길 대통령실장까지 배석, '종친회'라는 우스개 소리도 나왔다.
먼저 정몽준 대표가 농담조로 "문중이 다 모였다"고 말하자 정정길 실장은 "집안 모임을 하는 것 같다"고 화답했으며, 주호영 특임장관이 입장하자 남경필 의원은 "이제 주씨가 오시네"라며 농을 이어갔다. 주 장관이 "여기 온통 정씨들이네. 올(All) 정씨"라면서 남 의원이 서있던 위치로 이동해 자리하는 바람에 환담장은 '정씨'와 '비(非) 정씨'로 갈리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대통령도 주 장관이 "정씨들이 너무 많다"고 말하자 "정말 그렇네. 같은 (본관의) 정씨는 아니지"라고 물어보며 관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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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신임당직자들과 조찬을 함께 하기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양석 대표비서실장, 정두언 지방선거기획위원장, 정몽준 대표, 이 대통령, 정병국 사무총장, 정미경 대변인, 남경필 인재영입위원장 ⓒ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특히 모처럼 공식적인 청와대 행사에 참석한 정 의원에게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요즘 가수 아니냐"라면서 "당직을 맡았을 때는 하지 말라"고 농담하며 친근감을 나타냈고, 이에 정 의원은 "가수로서는 (당직이) 핸디캡"이라고 받아넘겨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 나중에 은퇴하고 가수해요"라고 더해 웃음을 이어갔다.
정몽준 대표도 지난 2000년 한나라당 대변인을 지냈던 정두언 의원을 가리키며 "10년만에 당직을 맡았다"고 말한 뒤 "남경필 의원도 8년만"이라고 소개하자 정두언 의원이 "(남 의원은) 4선인데 아직 소장파"라고 말해 다시 한 번 웃음이 터졌다. 남 의원이 "원조 소장파라는 것"이라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젋어 보이는 것은 장점"이라며 "이번에 (당직) 멤버가 잘 갖춰진 것 같다"고 격려했다.
정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지난 11일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방문을 소개한 뒤 "정부에서 농수산물 유통에 관심을 가지면 서민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정부나 여의도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실제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사말을 마친 뒤 자리에 앉은 정 대표는 "박수를 안 치나요"라고 농담했고, 이 대통령은 박수와 함께 환하게 웃으면서 "요즘은 세상이 바뀌어서 박수를 막 요구하더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조찬에는 정 대표와 한나라당 신임당직자 외에 청와대에서는 정 실장, 박형준 정무수석, 이동관 홍보수석, 김해수 정무비서관, 박선규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