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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는 가정파괴범" "몇억씩 받아먹었냐" "후안무치"
4일, 국회 대정부질문 첫날부터 원색적 비난이 쏟아졌다. 이날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자유선진당 이상민(대전 유성구) 의원은 세종시 문제를 두고 정 총리를 향해 "전경들과 충청주민들이 총리를 보고 '가정파괴범'이라고 한다"며 이같은 맹비난을 쏟아냈다.
충청권을 텃밭으로 삼는 선진당 의원답게 충청권의 반발과 추궁을 대신해 질의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정당한 비판이 아니라 인신공격성 발언 남발과 비난 수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 의원의 인신공격성 발언이 도를 넘자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 총리에게 "대꾸하지 말라"고 주문했고, 이 의원에게는 "인신공격하지 마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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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이 정운찬 총리에게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의원은 "충청을 방문할 때마다 달걀세례를 받고 수많은 전경들의 보호를 받는 게 부끄럽지 않느냐"고 쏘아 붙였고, 정 총리는 "그게 뭐가 부끄럽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정 총리는 "우리는 세종시 발전안에 좋은 뜻을 알리려고 하는데 여러 정치인들이 비합리적인 방법으로 여론몰이를 하지 않았느냐"고 맞섰다 .또 "시간이 가면서 (충청 주민들도)수정안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주말이면 나들이도 가야 하는데 정 총리가 충청도를 방문할 때마다 3000~4000여명의 경찰인력이 동원되고, 주말에도 근무를 서야 한다고 전경들이 정 총리는 '가정파괴범'이라고 부른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정 총리는 황당한 듯 "경찰이 주중이나 주말에 할 일이 있으면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이 의원은 "공무원들이 왜 총리 때문에 정력을 낭비해야 하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질의도중 정 총리가 이 의원을 지칭해 "존경하는 의원님"이라고 부르자, 이 의원은 "존경하지 마십시오, 총리로부터 존경받고 싶지 않다"며 신경질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 세종시 관련 보고서를 거론하며 "당장 자료를 갖고 와라"면서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애써 무덤덤한 듯 받아들이던 정 총리도 자신을 향한 인신공격에 가끔씩 인상을 찌푸리며 "국가를 위해 좋은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이지, 개인적인 영달을 위해 하는 일이 아니다"면서 "나는 일생에 단 한번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았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총리가 그렇게 양심적이면 서울대 총장 당시, 왜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하고 민간 연구소로부터 몇 억씩 받아먹었냐"고 막말을 쏟았다. 그러면서 "정 총리는 총리 자리를 위해 충청도를 팔아먹었다" "화장실에 오래 있으면 화장실 냄새를 못 맡는다" 등 독설을 멈추지 않았다.
한편, 정 총리는 '세종시법 수정안의 국회 통과가 어려우니 철회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백성운 한나라당 의원에 질문에 "수정안 국회 표결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답답한 것은 국민다수는 기업투자중심을 지지하는 걸로 아는데 국회의원 다수가 원안고수를 주장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정 총리는 또 "세종시가 정치가 아닌 정쟁문제가 된 이유는 정치인들이 자기가 속한 정당 계파 보수의 입장을 국민보다 앞세우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