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 원안추진을 촉구하며 21일째 단식농성 중인 양승조 민주당 의원과 세종시 수정안을 적극 홍보중인 정운찬 국무총리가 대정부 질문장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4일 국회 대정부 질문장에 동료 의원의 부축을 받고 휠체어를 타고 나온 양 의원은 오랜 단식으로 체력이 약화돼 질문 도중 간간이 눈을 감고 말하며 짧은 한숨을 쉬기도 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양 의원의 건강 상태를 염두에 둬 마이크 볼륨 최대 올리고, 의료진과 경위를 대기시켜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도록 지시했다.

  • ▲ 21일째 세종시 수정안 반대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양승조 의원이 4일 오전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휠체어에 앉은 채 정운찬 국무총리에게 세종시 관련한 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째 세종시 수정안 반대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양승조 의원이 4일 오전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휠체어에 앉은 채 정운찬 국무총리에게 세종시 관련한 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 세종시 원안 공약을 한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만약 이 대통령이 행정부처 이전을 안 하고 세종시를 백지화하겠다고 했다면 당선 보장이 없었을 것"이라며 "심하게 표현하면 표를 도둑질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면 대통령직을 내놓아도 시원치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정 총리는 "공약을 안 지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사과를 했는데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는 것은 헌정질서를 부정하는 지나친 행위"라고 맞섰다.

    이어 양 의원이 권태신 총리실장의 "세종시를 원안대로 하면 사회주의 도시가 될 것"이라고 한 발언을 문제 삼자, 정 총리는 "언론보도가 잘못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양 의원은 또 지난달 28일 총리실 관계자가 단식 중인 자신에게 총리공관 만찬 초청장을 전달한 것에 대해 "단식하는 사람에게 음식 얘기는 금물이란 것을 아느냐"고 불쾌감을 드러내자, 정 총리는 "본의아니게 양 의원을 불편하게 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정 총리는 질의응답 말미에 "양 의원 단식에 대해 정말 마음이 아프게 생각한다"면서 "빨리 단식을 거두고 건강을 추스리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대정부 질문을 끝마친 양 의원을 미리 준비한 구급차로 이송해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 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