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찬 국무총리가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로부터 강한 질책을 받았다.

    정 총리는 3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뒤 여의도 인근 식당으로 부산.울산 지역 의원들을 불러 오찬을 가졌다.

    2월 국회에서 정부방침에 대한 이해와 세종시 문제에 대한 협조를 당부하기 위한 차원으로 이뤄진 이날 오찬에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가다 세종시 문제가 나오자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싼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졸속으로 추진했다는 여러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몇몇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무성 의원은 정 총리가 이런저런 덕담만 늘어놓자 “세종시 문제 때문에 불러놓고 왜 당당하게 얘기하지 못하느냐”고 질책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또 “세종시 문제로 국론이 분열되는데 정부의 준비부족 문제가 크다”며 “제대로 추진하지 못할 바에는 처음부터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수정안’이 옳다고 주장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와 사이가 멀어진 김 의원의 입에서 나온 이런 내용은 관심을 모았다.

    다만 김 의원의 한 측근은 “기왕 할 것 같으면 제대로 해야지 준비도 없이 밀어붙여서 어설픈 논란만 일으킨 것은 잘못이라는 차원에서 한 말”이라며 “그렇다고 (수정안) 소신이 바뀐 것은 아니니 특별한 의미를 둘 것은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 의원 외에도 유기준 의원 서병수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명씩 번갈아 가며 정 총리에 한 마디씩 내뱉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오찬은 시작부터 삐걱거려 이런 분위기가 어느 정도는 예견돼왔다. 친박계가 상당수 포함된 부산지역 의원들은 최초 총리 공관으로 초대를 받고 거절했다가 장소가 여의도 식당으로 바뀌면서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찬에는 김무성 김정훈 서병수 안경률 유기준 장제원 정의화 허태열 의원 등 12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