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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주요 당직자는 새해 예산안 합의 처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잠시 고민한 뒤 "어렵다고 봅니다"라고 답했다.
28일 밤 안상수 한나라당,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가 만나 새해 예산안 관련, 4대강 사업 예산과 일반예산을 분리협상 하자고 합의하면서 극적 타결 가능성을 기대했지만 이는 반나절만인 29일 오전 무너졌다.
4대강 사업 예산을 협상 중인 김성조 한나라당 정책위의장과 박병석 민주당 의원이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 회동을 했지만 아무런 진전없이 30일로 회동을 미뤘다. 쟁점은 보의 개수와 높이, 준설량이다.
한나라당은 사업 내용은 절대 바꿀 수 없다고 못박았다. 사업 총액 일부 삭감은 허용할 수 있지만 사업 내용을 변경할 경우 이 사업 추진 취지를 잃게 된다는 게 한나라당 설명이다. 협상에 나선 김 정책위의장도 2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보의 개수와 높이를 줄이고 준설량을 줄이자는 민주당 주장은 사실상 대운하 사업을 하지 말라는 억지주장"이라며 "(4대강 사업 내용은) 자의적으로 줄이고 늘이고 할 수 있는 사안이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28일 자체 예산 수정안을 발표한 민주당도 더 이상 양보는 어렵다는 게 지금까지의 입장이다. 박 의원도 김 정책위의장과의 29일 두 차례 회동에서 보의 개수와 높이, 준설량을 절반 이하로 줄이자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자원공사 이자지원비용 800억원은 전액 삭감해야 하고 정부 사업으로 돌려 내년 2월 추경예산으로 처리하자는 기존 방침에서도 물러서지 않은 상황이다.
"진전이 없었다"는 양당의 회동 브리핑처럼 29일부터 시작된 분리협상은 정체상태다. 30일 다시 만나기로 했지만 뚜렷한 해법은 없다는 게 양당의 공통된 목소리다. 한나라당은 30일 예결위→31일 본회의 처리 계획을 세워둔 상황이다. 민주당도 가능하면 연내 처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합의가 안 돼 한나라당이 예산안을 단독처리할 경우 실력저지를 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지도부가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KBS와의 회견에서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올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여야 모두 31일 밤까지 그냥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야 모두 공통된 해법을 갖고 눈치만 보고 있는 분위기임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