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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2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열어 81건의 법안 처리를 약속했다. 대부분 쟁점이 없는 민생관련 법안이다. 그러나 예정시간보다 20여분 늦게 시작된 본회의는 10분 만에 정회했다. 민주당이 불참하면서다.
전날 밤부터 김형오 국회의장실을 점거 농성하고 있던 민주당 천정배·최문순·장세환 의원이 이날 오전 강제 퇴거되자 민주당은 김 의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하며 본회의를 보이콧했다. 한나라당은 긴 한숨을 쉬었다. 본회의 정회 뒤 바로 의원총회를 소집한 안상수 원내대표는 "민주당 태도는 너무 한다" "이럴 순 없다" "이런 식이라면 세비를 반납해라" 등의 불만부터 쏟아냈다.
"새해 예산안 법정 통과시한이 오늘까지다. 시한내 통과는 어렵다. (예산안 처리는) 한나라당 단독으로 할 수도 없다. 예산결산위가 내일부터 예산심의를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오늘 본회의에서는 80건 법안을 처리하도록 교섭 단체간 합의를 했다. 그런데 마음대로 국회를 좌지우지하고 멋대로 파행한다. 이럴 수는 없다"
소욤 라슬로 헝가리 대통령의 국회의장 방문이 예정된 상황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의장실을 점거한 것에 대해서도 "헝가리 대통령이 방문하면 당연히 철수하는 게 예의 아니냐"며 기막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무법자처럼 점거해 퇴거시켰다고 의사일정을 거부하면 되겠느냐"며 "아주 후안무치다. 낯이 이렇게 두꺼울 수 있느냐. 이런 식이면 민주당 의원은 세비를 반납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의장안의 일부 의원도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천·최·장 의원에 대해) 사퇴 수리해요" "그만두라고 하세요"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안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뒤 김 의장을 직접 찾아 "심사기일을 지정해달라고 강력히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반대)하는 것을 그대로 두면 예산심사는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