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 원안 고수 발언 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쏟아지는 일부 보수인사의 비판에 대해 '박근혜 입'으로 불리는 이정현 의원이 2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반박글을 올렸다.

  • ▲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과 박근혜 전 대표 ⓒ연합뉴스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과 박근혜 전 대표 ⓒ연합뉴스

    '신뢰정치 포기를 강요하지 마십시오'란 제목의 글에서 이 의원은  박 전 대표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하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세종시 논란과 관련 여러 견해들이 나오고 있고 각자의 의견을 말할 수는 있다고 본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국민과의 약속이행, 신뢰 정치의 존중'을 말한 박 전 대표에게 형언할 수 없는 인신비난을 하는 점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보수성향 소설가 이문열씨, 당 윤리위원장을 맡았던 인명진 목사 등이 인터뷰를 통해 박 전 대표를 비판했는데 이 의원은 "(박 전 대표 비판에) 당대 최고 베스트 셀러 작가, 많은 분의 정신적 지주인 성직자, 큰 원로 학자, 유력 언론인이 앞장서고 있다"고 불만을 쏟았다.

    그는 "우려스러운 것은 이 나라 젊은이들이 이를 지켜보면서 약속은 헌신짝이고, 신뢰는 돼지저금통처럼 언제든지 편의에 따라 깰 수 있는 것으로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그 분들이 설교를 통해, 자신이 쓴 책을 통해, 강연을 통해, 기사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가치관들이 역시 그처럼 헌신짝이었고 믿을 수 없는 것이었냐고 되묻고 싶다"고도 했다. 이어 "아무리 다급하고 편향되고 미울지라도 약속을 지키는 사람을 비난하고, 신뢰의 정치를 해야 한다는 정치인을 욕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고 이해할 수가 없다"고 거듭 강조한 뒤 "당장 나부터가 그동안 그 분들의 명성과 추구한 가치관에 대해 뿌리째 흔들리고 의심이 가기 시작해 무척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큰일에 직면했을 때 일수록 원로들께서 등대가 되고 나침반이 돼 줬으면 한다"며 "흥분하고 선동하고 자극하고 비난하는 일은 필부들이나 할 일"이라고 꼬집은 뒤 "원칙을 무너뜨리는 일을, 신뢰를 헌신짝 취급하는 일을 존경 받아온 원로 분들이 정당시 하는 것에 대해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며 "나라의 백년대계에도, 효율에도, 국민통합에도, 경제를 위하는 일에도 전혀 도움되지 않을 것이고 보수정권이, 보수세력이 추구하는 가치는 더더욱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른 가르침을 간청 드린다"고 했다.

    [다음은 이 의원이 올린 글 전문]

    성경에는 하늘에도 땅에도 맹세하지 말라고 했다.
    거짓약속을 해서는 안된다는 경계의 말이다.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이 옳다면
    국민에게 한 약속은 하나님께 맹세한 것처럼
    지켜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세종시 논란과 관련
    여러 견해들이 나오고 있다.
    각자의 의견을 말할 수는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해 할 수 없는 부분이 하나 있다.
    “국민과의 약속이행, 신뢰 정치의 존중”을
    말한 박근혜 전대표에게
    형언할 수 없는 인신비난을 하는 점이다.

    당대 최고의 베스트 셀러 작가
    많은 분들의 정신적 지주인 성직자
    큰 원로 학자, 유력 언론인이 앞장서고 있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 나라 젊은이들이 이를 지켜보면서
    약속은 헌신짝이고
    신뢰는 돼지저금통처럼 언제든지
    편의에 따라 깰 수 있는 것으로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분들이 설교를 통해
    자신이 쓴 책을 통해
    강연을 통해
    기사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가치관들 역시
    그처럼 결국 헌신짝이었고
    믿을 수 없는 것이었냐고 되묻고 싶다.

    아무리 다급하고
    아무리 편향되고
    아무리 미울지라도
    약속을 지키자는 사람을 비난하고
    신뢰의 정치를 해야 한다는 정치인을 욕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고 이해 할 수가 없다.
    당장 나부터가
    그동안 그 분들의 명성과
    그분들이 추구한 가치관에 대해
    뿌리째 흔들리고 의심이 가기 시작해 무척 안타깝다.

    큰일에 직면했을 때 일수록
    원로들께서 등대가 되고 나침판이 되어 주었으면 한다.
    흥분하고 선동하고 자극하고 비난하는 일은
    필부들이나 할 일이다.

    원칙을 무너뜨리는 일을,
    신뢰를 헌신짝 취급하는 일을
    존경 받아 온 원로 분들이 정당시 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

    그것은 나라의 백년대계에도
    효율에도
    국민통합에도
    경제를 위하는 일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보수정권이, 보수세력이 추구하는 가치는 더더욱 아니다,

    바른 가르침을 간청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