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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추석선물 안내책자와 장관 서한을 갖고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현대, 삼성을 찾았다. 기업체 대표들과 만나 기업들이 추석선물로 우리 농식품을 애용해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최근 한 대기업이 자회사와 계열사에 우리 농수산물 위주의 ‘소액선물 주고받기’에 나섰다는 소식을 접했다. 우리 땅과 바다에서 생산되고 정성이 담긴 농식품을 선물하는 것은 농어업인뿐만 아니라 주고받는 사람들에게도 기쁨이다.
추석선물로서의 우리 농식품 애용하기는 단순히 어려운 농어업인을 돕는 차원에서 그치면 곤란하다. 기왕에 우리 농식품 선물로 주고받기가 시작되었으니, 우리 농식품이 바뀌어야 할 차례다. 품질을 차별화하고 명품화하여 누구나 선물로 우리 농식품을 먼저 떠올리게 해야 한다.
지금은 생산만 하면 팔리던 시대가 아니다. 농수산식품도 고객의 욕구를 채워주는 명품이 돼야 한다. 쌀 하나만 보더라도 여주쌀, 이천쌀과 같은 브랜드뿐만 아니라 도정을 덜한 쌀, 오리가 키운 쌀이 나오고 있다. 나중에는 금이나 은을 입힌 쌀까지 나올지도 모른다.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소비는 감소한다는 수요의 법칙은 경제학의 기본이지만 가격이 비쌀수록 오히려 수요가 늘어나는 소비 행태도 나타난다. 베블렌 효과(Veblen Effect)라고 하는 이 현상은 확실한 신분제도가 없는 현대 대중사회에서 자신의 존재를 남들과 차별화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에 생긴다.
우리 농식품도 소비자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특별한’ 장점으로 차별화한다면 샤넬, 루이비통과 같은 명품이 될 수 있다. 명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패션 명품에서 알 수 있듯이 소비자를 유혹할 수 있는 멋있는 이야기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물건을 판다기보다는 스토리를 팔아야 한다. 농수산물에 예술과 우리 고유의 문화를 접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만드는 사람의 혼과 신뢰도 심어야 한다. 농수산물이 명품으로 인정받으려면 소비자가 완벽을 추구하는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어야 하고, 이를 가지거나 먹음으로써 자신만의 정체성을 드러낼 뿐 아니라 남에게 입소문을 낼 수 있는 강한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명품 농식품은 소비자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생산해야 한다. 그렇게 하자면 소비자가 원하는 기준에 철저히 부합해야 하고, 일반 제품과 확연히 구별되는 브랜드 차별화가 절실하다. 일정 규모의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특정 농수산물을 선호하도록 하는 대중화 노력도 지속돼야 한다.
팔도강산 방방곡곡에는 우리 농어업을 차별화시킬 다양한 소재가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농어업인, 그리고 지역 주민이 힘과 뜻을 모은다면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명품을 만들 수 있다. 그것이 모인 것이 대한민국 농어업의 경쟁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