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이 개각과 청와대 개편 이후 가진 첫 라디오 및 인터넷 연설에서 '친서민 대통령'으로서 다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7일 제23차 라디오·인터넷연설에서 "새로운 진용은 중도실용 정신을 바탕으로 민생과 일자리 챙기기를 정책의 가장 앞자리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지난주 정운찬 국무총리와 장관 내정자들을 새로 모셨고 청와대도 개편했다"면서 이같이 약속했다. 개각 이튿날 곧바로 경기도 포천에 있는 장애인 직업시설과 구리 재래시장을 방문함으로써 '중도실용·친서민' 의지를 밝힌 데 이어 정례연설에서도 서민중심 정책을 강조, 중단없는 친서민 행보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 대통령은 "요즘 국가신용도가 조금 높아지고 주가도 오르고 경제가 확실히 좋아지고는 있지만 서민이 이를 체감하기엔 아직도 이른 것 같다"면서 "정부는 시장상인들처럼 열심히 일하는 서민이 꿈과 희망을 유지하고 키워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라디오연설에서는 처음으로 현장녹취 방식이 사용돼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이 방문한 포천 장애인공방에서 일하는 전현석씨의 현장 발언과 당시 이 대통령 답변이 연설 중간에 그대로 삽입됐다. 이 대통령은 전씨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위로하고 격려하려고 갔다가 오히려 더 큰 힘을 얻고 왔다"고 술회했다. 이 대통령은 "다음달이면 아빠가 되는데, 일자리만 계속 있다면 가족과 함께 행복을 설계할 수 있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 정말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코끝이 찡하면서도 한편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 회사의 정신은 '당당한 자존심'"이라면서 "이번 현장방문에서 소음이 심한 작업장에서는 청각장애인이 일을 더 잘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장애의 특성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일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일자리는 인간 존엄성을 지키고 행복해지는 지름길인 참으로 소중한 것"이라며 "정부는 장애인 맞춤형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고, 장애인이 만든 제품 판로 개척에도 도움을 주는 정책에 더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일할 수 없는 장애인은 국가가 책임지고 보살필 것"이라며 "중증장애인에게는 내년 7월부터 기초장애연금을 지급하고 2011년부터는 장기요양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장애인 90%가 사고와 질병으로 인한 후천적 장애이며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면서 "장애인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누구나 안심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과 같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구리 재래시장에서 재래시장 상품권을 구입해 물건을 산 경험을 소개하면서 "전국 어느 시장에서든 다 쓸 수 있고, 재래시장 가격이 일반 시중가 보다 15%에서 20%는 싸다고 하니까 국민 여러분께서도 이왕이면 재래시장 상품권을 많이 사용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연설 말미에 이 대통령은 "시장상인들에게 들었던 바로 그 격려의 말씀을 국민 여러분께 돌려 드린다"면서 "힘 내십시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라며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