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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77세를 일기로 타계한 에드워드 케네디 미국 상원의원이 29일 오후(이하 현지시각) 워싱턴 D.C. 인근의 알링턴 국립묘지에 있는 형들인 존 F.케네디 전 대통령과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 곁에 안장됐다.
이로써 미국의 상징적인 정치명문 케네디가(家)의 한 세대와 역동적인 미국정치의 한 시대가 막을 내렸음을 고했다.이날 오전 보스턴에서 장례미사를 마친 뒤 항공기편으로 앤드루 공군기지에 도착한 케네디 의원의 시신은 검은색 리무진 장의차에 실려 47년이나 그가 상원 의원직을 수행했던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앞을 지나 컨스티튜션 가(街)와 워싱턴기념탑, 링컨기념관, 포토맥 강을 거쳐 장지인 국립묘지로 운구됐다.
특히 국회의사당 앞에서 추도식을 위해 운구차량이 잠시 멈추자 기다리고 있던 1천여명의 전.현직 의회 보좌관들이 박수로 케네디 의원의 운구차량과 유가족들을 맞이했으며 운구차량이 지나가는 도로 주변에는 또 다른 수천 명의 시민들이 나와 케네디 의원이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이에 앞서 케네디 상원의원의 장례미사가 이날 오전 보스턴의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당에서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거행됐다.
가랑비가 보스턴 시내를 적시는 가운데 열린 이날 장례미사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조사를 통해 "케네디 의원은 가지지 못한 자들의 대변인이었으며, 개인적인 비극을 극복하고 병들고 가난하고 탄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싸운 전사(戰士)였다"고 자리매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케네디 의원은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의원"이라며 그의 업적을 기렸다.
그는 또 "케네디 의원은 민주당의 혼이자, 상원의 사자(lion)였고, 개인적으로는 동료이자 멘토였으며, 친구이기도 했다"면서 케네디 의원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매사추세츠주의 마서즈 빈야드 섬에서 보내고 있는 여름휴가 도중 이날 장례미사에 참석했으며, 미사에 앞서 케네디 의원의 부인 빅토리아 여사를 10여 분간 만나 조의를 표하고 위로했다.
이날 미사가 열린 성당은 케네디의 딸 카라가 지난 2003년 폐암 투병을 했을 때 케네디가 매일 들러 기도를 올렸던 인연이 서린 곳이다.
케네디 의원의 장남 에드워드 케네디 주니어는 조사에서 "나는 내 아들, 아버지와 이름을 공동으로 사용해 왔으며, 그것이 쉽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오늘처럼 이 이름이 자랑스러울 때는 없었다"며 "아버지는 최고의 친구였다"고 회고했다.
유년시절인 12살 때 암으로 한쪽 다리를 잃은 케네디 주니어는 의족을 찬 채로 썰매를 타기 위해 아버지 케네디와 언덕을 힘겹게 올라갔던 일을 되새기며 울음을 터뜨렸으며, "아버지는 만능 스포츠맨이어서 우리의 가족 여행은 늘 멍투성이고 피곤했다"고 고인과의 즐거웠던 과거를 소개하기도 했다.
장례미사에는 빌 클린턴, 조지 부시,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조 바이든 부통령 부부 등이 참석했다.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에서는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가 첼리스트 요요마의 반주에 맞춰 미사곡 `생명의 양식(Panis Angeilcus)을, 성악가 수전 그레이엄은 아베마리아를 불렀다.
전날 저녁에 보스턴의 존 F.케네디 기념도서관에서 거행된 추모식에도 민주, 공화 양당의원들을 비롯해 각계인사들이 참석했다. (워싱턴=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