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된 광복절 경축식은 '차별성'이 돋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섬기는 정부' 의지와 국정 핵심과제인 '녹색성장'이 조화롭게 표현됐다.

    먼저 광복절 경축식 최초로 대통령 및 주요 내빈 좌석을 단하에 배치, 일반국민과 함께 자리하게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을 섬기며 낮은 자세로 국정에 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립유공자 등 포상은 수상자에 우선했다. 이 대통령이 단상 위로 걸어 올라가 5명의 유족들에게 친수했으며, 수상자들이 정면을 바라 보고 이 대통령은 등을 보인 채 시상했다.

  • ▲ 15일 광복절 경축식 행사를 마친 뒤 광화문 광장을 찾은 이명박 대통령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데일리<=청와대 제공> 
    ▲ 15일 광복절 경축식 행사를 마친 뒤 광화문 광장을 찾은 이명박 대통령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데일리<=청와대 제공> 

    대통령의 행사장 입장도 달랐다. 과거 "000 대통령이 입장하십니다"라며 이름을 불렀던 것과 달리 이날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입장하십니다"고 바꿨다. 광복과 건국의 역사에 대한 경의를 나타내고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의 다짐을 되새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광복회 원로회원 한 명을 부축하면서 회원들과 동시에 입장했다.

    이 대통령은 경축식에 앞서 김영일 광복회장 등 광복회원들과 사전 환담했으며, 원로인사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광복회원에 대한 예우를 통해 애국정신을 함양하고 애국원로를 예우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무대는 '녹색'으로 꾸며졌다. 녹색배경으로 '광복의 빛, 더 큰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새겨지는 등 국정 핵심과제인 녹색성장 의지를 구현하도록 했다. 기존 시설물을 최대한 활용하고 새롭게 장치를 하거나 장식물을 설치하는 것은 최소화했다.

    선거제도 및 행정구역 개편 등 정치개혁을 중심으로 '근원적 처방'을 제시한 이 대통령의 경축사는 약 25분간 뜨거운 호응속에 진행됐다. 무려 52차례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한 참석자는 "이 대통령의 연설에 모두가 공감하는 분위기였으며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경축사를 마친 뒤에도 박수가 끊이지 않자 이 대통령은 연단 위에서 2,3층을 올려다보며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경축식 참석에 이어 이 대통령은 예정에 없이 광화문 광장과 KT빌딩에 차려진 녹색성장체험관을 둘러봤다. 세종문화회관에서 걸어나온 이 대통령은 광화문 광장에 나와 있던 가족단위의 시민들과 악수하고 사진촬영에 응했다. 시민들은 "건강하게 사세요" "보고 싶었어요" "힘내세요" 등 이 대통령에 힘을 실었다. 한 중년여성은 이 대통령을 얼싸 안기도 했다. 녹색성장체험관에서는 '녹색성장 실천 약속'에 전자서명하고 약속카드에 녹색도장을 찍었다.

  • ▲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후 8000번 버스를 타고 청와대로 이동하는 '깜짝' 행보를 보였다. 이 대통령이 시민들에게 손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 뉴데일리<=청와대 제공>
    ▲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후 8000번 버스를 타고 청와대로 이동하는 '깜짝' 행보를 보였다. 이 대통령이 시민들에게 손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 뉴데일리<=청와대 제공>

    이 대통령의 '깜짝 행보'는 이어졌다. 갑자기 "버스타고 들어가지"라며 청와대 앞을 지나는 8000번 버스에 오른 것.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부터 사용하던 '티머니카드'를 이용했으며 김인종 경호처장, 이동관 대변인, 김상협 미래비전비서관 등이 동승했다.

    버스를 탄 대통령을 알아 본 시민들이 놀라며 바라보자 이 대통령은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이 대통령은 "시장할 때 많이 탔다. 교통체제 개편하고 난 뒤 어떻게 되는지 점검하기 위해 계속 노선별로 타고 다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교통카드를 보이며 "이 카드가 그 때부터 계속 사용해오던 것인데 평생 사용할 수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