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스타일’(예담 출판사)로 1억원 고료 세계문학상을 수상, 일약 스타작가로 떠오른 백영옥 작가가 신작 ‘다이어트의 여왕’(문학동네)으로 돌아왔다.

    실연을 선고받은 후 방송국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요리사를 소재로 한 이 소설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인터넷 서점 예스24에서 연재한 글을 묶었다. 칙릿소설(20,30대 여성들의 일과 사랑을 소재로 한 작품)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그는 이번 소설에서 현대 여성의 고민인 ‘다이어트’에 대해 풀어냈다.

    그는 3일 저녁 서울 홍대 앞 KT&G 상상마당에서 예스24가 주최한 ‘향긋한 북살롱’에서 독자와의 만남을 갖고 이야기를 풀었다.

  • ▲ 백영옥 작가. ⓒ 뉴데일리
    ▲ 백영옥 작가. ⓒ 뉴데일리

    -인터넷에 처음 소설을 연재한 소감은.

     소설 ‘스타일’이후 빨리 글을 쓰고 싶었다. 신춘문예에 13번이나 떨어져 쓰고 싶은 것이 많았다. 인터넷 소설 연재는 댓글이 실시간으로 달려 독자 반응을 민감하게 파악하며 글을 쓸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무엇보다 인터넷 서점에 연재해 책을 좋아하는 독자가 많이 와 내가 마치 선한 마을 이장이 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13년이나 떨어졌으면 포기하거나 ‘재능이 없는걸까’ 고민했을 것 같은데.

    신기하게도 한 번도 꿈을 포기하거나 접은 적이 없다. 오히려 책이 좋아 인터넷 서점에서 일하고 패션잡지 기자로 일하면서 틈틈이 글을 썼다. 꿈을 이룰 수 있느냐 없느냐보다 꿈을 갖고 있는 것 자체가 삶을 풍성하게 만든다.

    재능 또는 운이 있어 일찍 등단하는 사람을 볼 때 속상하기도 했지만 많이 떨어지고 실패 좌절한 경험이 인생 밑거름이 돼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것 같다.

  • ▲ 소설 '다이어트의 여왕'. ⓒ 뉴데일리
    ▲ 소설 '다이어트의 여왕'. ⓒ 뉴데일리

     -‘다이어트’라는 소재를 선택한 이유는. 

    나는 ‘몸’에 관심이 많다. 누구나 사람을 볼 때 가장 먼저 보는 게 표면인데 표면을 수치화해서 알 수 있는 것이 몸무게다. 우리나라에서 다이어트를 안 하는 여자는 거의 없을 정도로 뚱뚱해지는 것에 대한 공포가 있다.  이 시대 자화상을 담아내고 싶었다. 

    -소설에 항상 요리와 관련된 소재가 많이 등장하는데.

    요리를 하는게 꿈이었다. 요리 공부를 하려고 학교도 알아보고 했지만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건 다르다는 걸 알게 돼 포기했다.

    -세계문학상 수상으로 받은 상금 1억원은 어디에 썼나.

    잘 모르겠다. 그냥 있다보니 다 없어져 버렸다. (웃음) 친구들과 술자리 하면서 많이 썼다.

    -원작자로서 지난주 SBS 드라마 ‘스타일’을 본 소감.

    1회만 봤다. 소설과 캐릭터가 너무 달라 뭐라 말하기가 어렵다. 소설보다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더 가까운 것 같다. 무엇보다 배우들이 고생을 많이 한 것 같다.

  • ▲ 소설가 백영옥씨 ⓒ 뉴데일리
    ▲ 소설가 백영옥씨 ⓒ 뉴데일리

     -하루 일과는 어떻게 돼나.

    아침 10시쯤 작업실에 나가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다. 작가가 책을 안 읽으면 부도날 위험이 있다. 다른 작가들 책을 부지런히 읽으면서 문장과 캐릭터 저축을 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나 글을 쓸 수 있도록 늘 훈련한다.

    -요즘 가장 많이 고민하는 건 뭔가.

    소설가로서 더 나은 작품을 쓰기 위해 고민하기도 하지만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한다. 예전 학교 캠퍼스에서 글을 쓰면서 많은 학생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고생 안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고생 끝에 병온다’는 것을 우스갯소리로 얘기하기도 하지만 과하지 않게 열심히 글 쓸 때 글 쓰고 놀 때는 노는 것이 내 지론이다.

    작가가 캐릭터에 몰입해 현실과 구분을 못하면 캐릭터에 지는 거다. 작가 생활을 오래 할려면 작품 속 캐릭터와 현실을 구분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