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세계 7위권의 군용헬기 보유국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헬기를 해외 직도입 및 기술도입으로 생산해 국내 고유모델 헬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운영유지에도 많은 비용을 해외에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31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서 출고행사를 가진 최초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SURION)'은 이같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됐다.

    정부 관계자는 "수리온 개발은 군이 장기간 운용 중인 기동헬기(UH-1H/500MD) 대체 및 헬기 개발역량 확보를 통한 항공선진국 도약기반 마련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수리온은 1개 분대 중무장 병력이 탑승해 최대 140노트 이상의 속도로 2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으며 분당 500피트 이상의 속도로 수직 상승, 최대 1만 피트 높이에서도 제자리 비행이 가능하다. 자동비행조종장치, 종합경보방어체계, 상태감시장치 등 첨단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 ▲ 국내 연구개발로 탄생한 최초의 국산헬기인 한국형기동헬기(KUH)의 '수리온(Surion)'이 31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출고 기념식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 연합뉴스
    ▲ 국내 연구개발로 탄생한 최초의 국산헬기인 한국형기동헬기(KUH)의 '수리온(Surion)'이 31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출고 기념식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 연합뉴스

    수리온 출고는 헬기 개발기술 보유국가로 진입을 알리고 국내 헬기 기술수준을 높이는 등 주요한 의미를 갖는다.

    정부는 "수리온 시제 1호기 출고는 한국이 세계 11번째 헬기 개발 국가에 진입하게 되며 설계, 체계조립 및 시험평가를 국내 주도로 수행함에 따라 독자 개발 능력을 확보하게 된 것을 의미한다"면서 "또 한국군의 운용요구도(ROC)를 반영한 맞춤형 설계를 통해 주요 구성품을 독자개발하고 체계조립 및 체계시험평가를 국내에서 수행함에 따라 독자 헬기개발 능력을 확보하는 발판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설계 소유권을 한국정부가 보유함으로써 지속적 성능개량 및 파생형 헬기의 해외수출에도 제한이 없다는 것도 강점이다.

    국산 헬기 보유로 자주 국방력 제고에 기여했다는 의의도 갖는다. 그동안 해외 의존이 높아 보유헬기 노후화와 원제작사 부품 생산 중단 등으로 운영유지에 많은 애로가 있었지만 수리온 개발로 후속 군수지원 및 정비능력을 확보해 유지부품의 국내조달이 가능해졌다. 이는 독자적이고 안정적인 후속 군수지원이 가능해 자주적 국방력을 높이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 파급효과 확산 및 일자리 창출로 인한 국내 경제 활성화도 기대된다. 한국산업 연구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리온 개발에 의한 산업 파급효과는 13조8000억원이며, 일자리 창출효과는 약 20만명으로 추산된다. 국내 최대 규모 산학연 협력을 통해 총 97개 주요 구성품 중 71개에 대한 국산화가 추진 중에 있으며 전체 사업비용 기준 62.5%의 국산화를 목표로 하고 있어 항공산업의 저변 확대가 예상된다.
     
    또 양산단계에서 비행조종 패널, 비행조종 컴퓨터, 전기식 구동장치 등 80여개 품목에 대해 추가로 국산화할 계획으로 국산 고등훈련기(T-50)에 이어 국내 항공 산업의 개발능력을 더욱 심화시키고 국내 고용창출을 유도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헬기개발은 로터 회전에 따른 진동 등으로 기술적 난이도가 대단히 높은 고급 기술로 자동차 10배 수준인 20만 여개 부품으로 구성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따라 수리온 개발은 축적된 기술 인프라 활용을 통해 한국 항공산업발전의 중추적 역할이 기대되며, 향후 항공산업 선진국 도약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리온은 개발단계부터 해외 수출을 감안해 개발했으며, 2012년 6월에 완료될 예정이다. 향후 개발될 수리온급 헬기는 전 세계적으로 총 1000여대 가량의 판매수요가 예상되며, 해외 협력사 '유로콥터'사의 전 세계 마케팅 네트워크와 한국 기술이 협력할 경우 300여대 정도 수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유로콥터사와 수출지원 방식, 역할분담, 수출형상 등에 관한 실무진 회의를 정기적으로 갖는 등 수출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초기부터 민수 국제인증을 고려하여 개발된 수리온은 세계 민수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국제표준 민수규격(FAR 29)에 명시된 총 2460개의 요구사항 가운데 96%인 2363개)를 충족하고 있다. 즉 수리온은 세계시장 진입이 용이하고 상당수준의 군용 전용 장비를 제외한다면 가격 경쟁력도 충분해 T-50과 더불어 국산 항공기 수출 전략기종으로 육성이 가능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