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31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서 거행된 최초 국산헬기 시제 1호기 '수리온(SURION)' 출고행사를 주관하고 개발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축사에서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3년이라는 유례없는 짧은 기간내에 영광스런 결실을 맺었다"며 관계자 노고를 치하하면서 "이번 한국형 기동헬기의 성공적 개발을 계기로 21세기에는 명실상부한 항공산업 선진국으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날 출고행사에는 이 대통령을 비롯해 국방부 등 정부와 국내외 업체 관계자, 외교사절 등 900여명이 참석해 국산헬기의 성공적인 출고를 축하했다.

  • ▲ 국내 연구개발로 탄생한 최초의 국산헬기인 한국형기동헬기(KUH)의 `수리온(Surion)'이 31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열린 출고 기념식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연합뉴스
    ▲ 국내 연구개발로 탄생한 최초의 국산헬기인 한국형기동헬기(KUH)의 `수리온(Surion)'이 31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열린 출고 기념식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형 기동헬기 (KUH : Korean Utility Helicopter)의 이름인 '수리온'은 독수리의 용맹함과 기동성을 나타내는 '수리'와 숫자 100을 의미하는 '온'의 합성어로 완벽하고 안전한 임무수행을 통한 국가 영토 수호 의지와 국가 항공산업 발전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KUH 개발사업은 현재 우리 군이 운영하고 있는 500MD 등 노후 헬기를 교체하고 독자 헬기 개발능력을 구축하기 위해 약 1조30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고유의 한국형 모델 헬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난 2006년 6월 개발에 착수했으며 약 3년만인 이날 시제 1호기를 출고하게 됐다. 향후 각종 비행시험을 거친 후 2012년 6월까지 개발을 완성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출고행사는 한국이 세계에서 11번째로 헬기 개발 기술 보유국가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설계부터 체계조립·시험평가 전 과정을 국내 기술진이 주도하였다는데 무엇보다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헬기개발은 선진국에서도 통상 출고까지 7년 이상 소요되지만 수리온 개발은 설계와 시제기 생산을 컴퓨터 시스템으로 동시에 진행하는 동시공학 설계기술을 적용해 설계의 오류와 개발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함으로써 약 3년이라는 짧은 기간내에 출고행사를 가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수리온은 1개 분대 중무장 병력이 탑승해 최대 140노트 이상 속도로 2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으며 분당 500피트 이상 속도로 수직 상승, 최대 1만 피트 높이에서도 제자리 비행이 가능하다. 자동비행조종장치, 종합경보방어체계, 상태감시장치 등 첨단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또 한반도 지형의 특성을 고려한 작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됐을 뿐만 아니라 개발 초기단계부터 해외수출과 민수시장 진입을 고려해 개발함으로써 군용헬기 개발과 동시에 민수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민군 협력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군용헬기임에도 국제 표준 민수규격 총 2460개의 요구사항 중 96%인 2363개를 이미 충족하고 있으며, KAI는 해외 협력업체 '유러콥터'사와의 공동마케팅을 통해 향후 25년간 1000여대 수요가 예상되는 동급시장에서 30% 점유로 약 300대 수출을 전망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수리온 개발에는 129개 국내기관과 업체라는 국내 최대규모 산·학·연이 참여해 세계 10번째로 초대형 복합재 로터 블레이드를 개발하는 등 핵심부품을 국산화(62.5%)했다는 점에서 향후 양산 등 후속사업 과정에서 막대한 산업 파급효과가 예상된다"면서 "축적된 기술 인프라는 항공산업 선진국 도약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민군 협력의 모범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