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20대 네티즌이 인터넷상에서 국회의원 등에게 심한 욕설과 비방을 일삼아 다른 네티즌들로부터 맹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이 네티즌이 학군단(ROTC)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자 한 네티즌은 국방부에 민원을 넣은 상태다.

    28일 인터넷의 한 커뮤니티 사이트의 네티즌 '야수제왕킹타이거'는 "정신나간 ROTC를 국방부에 신고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네티즌에 따르면 실명제가 실시되고 있는 포털사이트 네이트에서 네티즌 김모씨는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을 향해 저급한 비방 댓글을 수차례 올렸다.

    ◆나쁜 네티즌의 악성댓글

    남자로 추정되는 김씨는 '문방위 상황 브리핑하는 나경원 간사' 기사 등에서 주로 성적인 단어를 사용,  여성인 나 의원을 기사와는 관계없는 내용으로 모욕했다. 또 김씨는 다른 기사 댓글에서는 현 정권에 대한 부정적인 성향을 드러냈으며 자신의 성적 경험을 사실을 뽐내기도(?) 했다.

  • ▲ 김모씨가 포털사이트 네이트에 게재된 기사에 단 댓글들. <네이트 화면 캡쳐>
    ▲ 김모씨가 포털사이트 네이트에 게재된 기사에 단 댓글들. <네이트 화면 캡쳐>

    29일 현재 김씨의 댓글은 모두 지워진 상태지만 당시 김씨의 댓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악질적인 그의 댓글을 본 뒤 신상조사에 들어갔다. 네티즌들은 네이트와 연동되는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통해 김씨가 스스로 학군단 생도라고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착한 네티즌은 악성댓글 근절

    네티즌 '야수제왕킹타이거'는 이를 지켜본 후 김씨의 행동을 국방부 민원을 통해 폭로했다. 타의 모범을 보여야 할 학군단 생도의 행동으로는 적절치 못했다는 이유다. 그는 'ROTC장교가 인터넷 악성댓글을 달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고 김씨의 악성댓글들을 모아 증거로 제시했다.

    이 네티즌은 민원 제기에서 "(김씨가) 첨부파일에도 나와 있듯이 특정 인물에 대한 불쾌한 악성댓글을 달았고 또 군인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사창가 출입 경험 등을 인터넷에 쓰고 다니며 자신의 홈페이지에는 ROTC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올려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 "2년 동안 육군 생활을 마친 예비역 병장으로서 이토록 국군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사람이 장교직을 수행한다는 것을 절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사이버상에서 특정인에 대한 모욕죄는 친고죄이므로 나 의원이 직접 신고하지 않으면 김씨는 처벌받지 않는다. 이같은 타인 비방과 욕설을 줄이기 위해 한나라당은 '사이버모욕죄'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야당의 반대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는 실정이다.

    사이버 모욕죄를 대표 발의한 나 의원은 29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자신을 향한 악성댓글과 관련 "정치인에 대한 비방은 정치인이 감수해야 될 것"이라며 "그 정도가 최근 심해진 것 같아 걱정은 되지만 모욕죄로 신고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이들에 대한 비방만은 삼가줬으면 한다"는 심정을 토로했다. 

    나 의원은 사이버 모욕죄 도입에 대해서는 "인터넷을 모두가 조화롭게 쓰고자 하는 것이고 악성 댓글 등으로 인해 충격받아 자살하는 사람들을 보호하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김씨와 같이 인터넷에서 욕설과 타인 비방, 근거없는 루머를 퍼뜨리는 네티즌을 규제하기란 쉽지 않다. 이따금 착한 네티즌들이 행동에 나서지만 대부분의 악성댓글은 피해자의 신고 없이 방치돼 '눈팅'하는 네티즌의 눈을 어지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