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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있는 주류라서?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이 맡은 뒤 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소(여연)가 달라지고 있다. 여연은 명실상부한 여권의 두뇌다. 95년 설립 뒤 여연은 당의 주요정책 생산지 역할을 하고 선거 때는 전략까지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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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소장을 맡은 진수희 의원 ⓒ진수희 의원실
야당 시절 여연 역할은 더 돋보였고 민주당의 전신정당이라 할 수 있는 열린우리당도 여연을 모델로 삼고 열린정책연구원을 설립하기도 했으나 여연의 위상 만큼은 아니었다는 평을 받았다. 그간 여연 소장을 맡았던 인사들을 봐도 여연이 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만큼인지를 짐작케 한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박세일 서울대 교수, 유승민 임태희 의원 등 정책과 전략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는 인사들이 그간 여연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정권교체 뒤 여연 위상이 이전보다 약화됐다는 평을 듣는다. 실제 친박계인 서병수-김성조 의원이 잇따라 소장을 맡으면서 여연 역할은 이전보다 많이 축소됐다는 평을 받았다. 당 최대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는 친이-친박간 갈등이 여연 활동마저 위축시켰다고 볼 수 있는데 진 의원이 소장을 맡자 여연 활동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선때 약속한 MB정책-메시지 찾아내 실현하는 데 중점"
진 의원은 주류 핵심이다.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 대변인을 맡았고 이 대통령 당선자 시절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하는 등 '이명박 정부' 밑그림을 그렸다. 이번엔 여권 핵심 브레인 여연 소장을 맡았다. 이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시점에 여권 싱크탱크 여연을 진 의원에게 맡긴 것은 그의 정치적 현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진 의원도 의욕적이다. 위축된 여연 위상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여연 입지를 다시 여권 싱크탱크로 재구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진 의원은 1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여연 입지가 이전보다 많이 위축됐다는 평에 대해 "야당 연구소 때는 당내 다른 파트에서 하기 힘들었던 것을 연구소가 해내면서 대외적 위상과 역할이 상대적으로 커 보였지만 여당 연구소가 되면서 국책연구기관등에 밀려 상대적으로 역할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권교체 뒤 여연 역할에도 변화가 불가피했는데 아직 여당 연구소로서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진 의원은 "여당 연구소로서 어떻게 역할을 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면서 "(여당 연구소가 되면서 국책연구기관 등의 지원으로) 정책개발 필요성이 줄어들었으니 정부 정책과 방향을 한나라당 정체성에 맞도록 조정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당·정·청 정책 조정자 역할을 하겠다는 게 진 의원의 포부다.
당 주류 측도 진 의원의 역할에 기대가 크다. 무엇보다 진 의원이 여연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사란 점에서 여연의 역할 제고에도 최적임자라는 평을 받는다. 진 의원은 95년 여연 창립 당시 연구원으로 참여했고 10여년 간 여연에서 활동한 바 있다. 진 의원 스스로도 "연구소가 가진 한계를 알고, 장단점을 잘 알기 때문에 주어진 한계속에서 여연을 효율적으로 기능화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 진 의원이 맡은 뒤 여연의 당내 활동 폭은 더 커지고 활발해졌다. 이 대통령의 친서민정책 행보에 발맞춰 한나라당 역시 서민정책개발에 힘쓰고 이미지 변화에 주력하고 있는데 여연을 통해 이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진 의원은 "이 대통령이 처음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면서 국민에게 제시하고 약속한 정책과 메시지가 정작 대통령이 된 뒤 밀려났는데 이런 것을 되돌리고 찾아내 실현시킬 수 있는 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