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가 신경숙이 '이야기의 힘'을 전했다.

    신경숙은 28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의 ‘이야기의 힘’ 세션의 연설자로 나섰다. 그는 “모든 사람의 일상이 이야기를 품고 있다. 여기에는 개인 뿐 아니라 역사가 품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 ▲ 소설가 신경숙. ⓒ 뉴데일리
    ▲ 소설가 신경숙. ⓒ 뉴데일리

    그는 지난해 ‘리진’이라는 작품을 쓰게 된 배경에 대해 털어놨다. 100년 전 조선시대 살았던 궁중무희를 소재로 한 이 소설의 시작은 누군가 보여준 A4 1장 반 분량의 짧은 글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 글을 읽고 큰 감동을 받고 소설로 만들어야 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당시 다른 소설을 준비 중이었지만 잘 풀리지 않아 답답해하고 있던 중”이었다며 “동시대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걸 먼저 본 대가로 불행한 삶을 살아야 했던 리진의 이야기를 소설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 자료가 없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소설가는 허구의 집을 짓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자유로운 상상력을 펼쳤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역사 속 인물을 소재로 다루는 이유에 대해 그는 “역사 속 영웅들은 나 말고도 이미 많은 사람이 얘기하고 있다. 거울로서 역할을 내가 하지 않아도 알게 된다고 생각한다”며 “역사 속 숨은 이야기들을 숨 쉬게 해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신경숙은 “현 시대는 이야기를 원하는 시대”라며 “소설 영화 뿐 아니라 음악 미술 건축 등 모든 분야가 이야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풀뿌리 하나 없는 세상이 황폐한 것이 아니라 이야기 없는 세상이 닥친다면 그것이 종말일 것”이라며 이야기의 힘을 강조했다.

    또 “이야기는 내게만 아니라 모두에게 꿈의 재료”라며 이야기에 대한 긍정적 희망 메시지를 전했다. 신경숙은 문학에 있어 ‘엄마’가 미친 영향에 대해 “너무 친숙해서 어머니로부터 분리되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며 “어머니가 미친 영향이 크다. 어머니가 썼던 말이 가진 울림, 포용력, 아름다움에 대한 성찰을 너무 뒤늦게 안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문학의 가장 큰 마음은 어머니의 마음과 합일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