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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기게임 1위를 달리는 '아이온: 영원의 탑'을 운영하는 엔씨소프트가 29일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에 맞춰 게임서비스 중단 방침을 밝히자 PC방 영업자들은 한숨을 쉬었다. 한 PC방 업자는 "아이들 분유값 벌려고 야간에는 대리운전까지 하는데…"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27일 엔씨소프트는 아이온 홈페이지에 공지를 띄우고 "노 전 대통령을 함께 추모하고자 영결식이 진행되는 시간 동안 plaync 게임 및 웹서비스를 일시 중지한다"고 밝혔다. 아이온 유저들은 29일 오전 10시 부터 오후 5시까지 7시간 동안 게임을 할 수 없게 됐다.
유저들은 서비스 일시 중지에 반발하며 게시판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 PC방 영업자는 28일 '피시방을 운영하는 사람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씁쓸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이런 글을 쓴다고 해서 욕들 하실 것 같지만 한 자 올려본다"며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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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게임 '아이온:영원의탑' 홈페이지 게시판에 한 PC방 영업자가 올린 글 <화면캡처>
그는 "우리 PC방은 아이온 유저 손님이 절반 이상 된다. 그렇다고 장사가 잘되는 것은 아니고 요즘 경제가 안좋아서 손님이 많이 떨어졌지만 그나마 아이온 때문에 적자는 면하고 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아이온 뿐만 아니라 '리니지'와 '리지니2' 등 plaync에서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이 하루 7시간 동안 안 돌아간다면 이번 달에 적자 나는 PC방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스스로) 애국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닌가 보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이 다르겠지만 좀 그렇다"며 "우리 아이들 분유값 벌려고 야간에는 대리운전까지 하는데…"라며 말을 흐렸다.
해당 글에는 위로의 댓글이 달렸다. "이미 돌아가신 분은 돌아가신 것인데 나 같아도 이런 서버 중단은 좀 이해가 안된다"(섹시걸) "토닥토닥 힘내세요"(루시페르) "현실적으로 글을 적어서 마음이 간다"(단별) "PC방 사장님들 의견도 존중해서 적절한 보상이 있었으면 좋겠다"(혈마성)며 위로했다.
다른 PC방 업자들도 해당 글에 공감하며 댓글을 통해 심경을 토로했다. 아이디 '꽃씨'는 "한숨밖에 안나온다. 취지는 좋으나 나같이 작은 PC방 운영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느냐) 낼 우리 식구들 넷 손가락 빨고 있어야 할 듯 하다"고 말했다. '사일러'도 "아이온 때문에 적자 면하고 있는데 아이온 없어지면 큰일이다"고 말했다. '범인'은 "정말 이번달 하루 매상 구멍날 거 같아 머리가 빠지기 시작한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이 가운데 일부 네티즌은 "그걸 못참겠다고 아우성이냐", "그깟 7시간 못한다고 아주 발광을 떠시는 님한테 쓰레기 냄새난다"고 폭언을 해 다른 사람들의 집중 비난을 받았다. 한 네티즌은 그에게 "일 한번 안해봤으니 7시간 소득에도 벌벌떠는 부모 마음을 모른다"고 꼬집었다.
서울 구로동의 한 PC방 업자는 "PC방에서 아이온 게임을 하는 손님이 40% 정돈데 29일에 그 40%는 오지 않는다고 보면 될거 같다"며 "매상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서비스 중지는 게임하는 사람들도 싫을 것"이라며 "1일 쿠폰 준다고 하면 보상되느냐. 추모를 강요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질타했다. 또 "무료게임에서 서비스 중단한다면 할말 없지만 유료로 서비스하는 곳에서 그렇게 하는건 아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