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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유동성이 개선된 국내 은행들이 해외차입금을 대거 상환하면서 우리나라의 대외채무가 2분기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가 가진 대외자산(채권)보다 외국에 갚아야 할 빚(대외채무)이 더 많은 `순채무국'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09년 3월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외채무 잔액은 작년말보다 117억3000만 달러 감소한 3693억3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 대외채무 규모는 2007년 3분기(3418억원)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외채무 잔액은 2002년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해 작년 3분기에는 4255억2천만 달러로 정점에 달했다. 이후 금융위기로 해외차입이 어려워지면서 작년 4분기중 450억 달러가 줄어 분기기준 사상 최대 감소 폭을 기록한 뒤 올해 1분기까지 2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만기별로는 단기외채가 작년 말 1천510억6000만 달러에서 1천481억4000만 달러로 29억2000만 달러, 장기외채는 2300만 달러에서 2천211억9000만 달러로 88억1000만 달러가 각각 감소했다.
단기외채와 만기가 1년 이내인 장기외채를 더한 유동외채 잔액은 3월 말 현재 1천857억7000만 달러로 작년 말보다 82억2000만 달러가 줄었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 대비 유동외채 비율은 작년말 96.4%에서 올해 3월 90.0%로 6.4%포인트 낮아졌다.
유동외채 비율은 통상 100% 미만이면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되며, 유동외채 중 1년 이내 만기 도래하는 선물환 관련 해외차입금 약 356억 달러를 제외하면 이 비율은 72.8%로 추정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부문별로는 은행차입이 작년 말 1150억4000만 달러에서 1044억 달러로 106억5000만 달러 줄었다. 이 중 국내 은행의 차입은 87억6000만 달러, 외국계 은행의 국내지점(외은지점) 차입은 18억9000만 달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국제수지팀의 유병훈 차장은 "통화당국이 달러를 공급하면서 은행들의 외화유동성 사정이 개선돼 해외차입금을 많이 갚았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대외채권 잔액은 3천454억8000만 달러로, 작년 말보다 29억4000만 달러(-0.8%) 줄었다.
단기채권은 7억6000만 달러, 장기채권은 21억8000만 달러가 각각 감소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 잔액(대외채권-대외채무)은 작년 말 -326억3000만 달러에서 올해 3월말 현재 -238억5000만 달러로 87억8000만 달러가 줄었다. 순대외채권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순채무국임을 뜻한다. 우리나라는 작년 9월 말 순대외채권 잔액이 -239억6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2000년 1분기(-58억4000만 달러) 이후 8년여 만에 순채무국으로 전환됐다.(서울=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