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집필을 통해 내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영감을 많이 얻는다”

    ‘냉정과 열정사이’로 유명한 두 일본 작가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가 내한해 1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들은 공동집필한 신작 ‘좌안(左岸)-마리 이야기’, ‘우안(右岸)-큐 이야기’(소담출판사) 출간기념과 13일 개막한 서울국제도서전 참석차 내한했다.

  • ▲ 일본 작가 에쿠니 가오리. ⓒ 뉴데일리
    ▲ 일본 작가 에쿠니 가오리. ⓒ 뉴데일리

    에쿠니는 10년 전 공동집필한 ‘냉정과 열정 사이’와 이번 소설의 차이에 대해 “당시는 짧은 시간 동안 이뤄진 러브스토리를 그렸다면 이번에는 좀 더 긴 인생 여정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10년 전 ‘냉정과 열정 사이’를 공동집필해 한국에 일류(日流) 열풍을 일으켰다. 츠지와 에쿠니는 “멀리 떨어져 살기 때문에 (츠지는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다) 이렇게라도 만나고 싶어 공동집필을 한다”며 문학 파트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소설 ‘좌안(左岸)’, ‘우안(右岸)’은 유년시절을 함께 보낸 마리와 큐 두 사람이 50년 동안 떨어져 살지만 비슷한 삶을 살고 같은 기억을 공유하는 내용이다. 에쿠니는 “강을 두고 서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보며 함께 가는 소설”이라고 말했다.

  • ▲ 1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작 '좌안', '우안'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뉴데일리
    ▲ 1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작 '좌안', '우안'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뉴데일리

    에쿠니는 공동 집필을 하는 어려움에 대해 “본인이 쓰고 싶은 대로 쓸 수 없기에 작가에게 마이너스인 작업일 수 있다”며 “하지만 츠지는 내 작품을 파괴시키고 무너뜨려줘 더 좋은 글을 쓰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글이 너무 완벽하면 바람이 잘 안 통한다”며 “스스로 소설을 쓰면서도 완벽하게 안쓰려고 무너뜨리고 파괴하는 걸 중요시하는데 츠지가 그걸 잘해줬다”고 덧붙였다.

    츠지는 “공동 집필은 한쪽 손을 끈으로 묶고 야구를 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 후 “혼자 소설을 쓰면 모든 주인공을 컨트롤 하는 오만함을 갖게 되지만 상대방과 보조를 맞춰야 하는 공동집필은 상대방 글에서 영감을 받아 다른 발상으로 글을 쓰게 된다”며 공동집필의 즐거움을 전했다.

    그는 “앞으로는 이런 공동집필이 하나의 스타일이 돼 보편적 현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츠지는 2005년 공지영 작가와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함께 집필 하기도 했다.

    이들은 15일까지 저자 사인회, 강연회, 문학 콘서트, 작가 대담 등을 가질 예정이다. 에쿠니는 14일 정이현 작가와 대담을 갖는다. 앞서 츠지는 12일 연세대 국문과 초청으로 '윤동주 시인' 강연회를 가졌다. 츠지는 간담회에서 "윤동주는 대단한 시인"이라며 "그의 휴머니즘과 박애정신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