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29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막말파문에 '한승수 국무총리의 공개사과'와 '유 장관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장관들 버릇 뜯어고치지 않으면 안될 일"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 ▲ 정세균 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정세균 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유 장관은 어떻게 그런 막말을 할 수 있느냐"며 "의원들도 어제 보도를 보면서 아마 깜짝 놀랐을 것이다. 속된 말로 기절초풍할 일"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정 대표는 "미친X 라고 하는 게 말이나 되느냐. 지구상 어느 국가에서도 장관이 국회에 나와서 이러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사적으로 술자리에서 그런 애기를 하는 것도 용납이 안되는데 그것도 야당의 중진 의원에게, 회의에서 (비하발언을)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져물었다.

    "참으로 기막히고 (이런 일이)용납돼서는 안된다. 대충넘어 갈 일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인 정 대표는 "아마 민주당이 의석 수가 적어서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수 없다고 해서 이러나 본데 이번에 장관들 버릇을 뜯어고치지 않으면 안될 일이다"고 격하게 반응했다. 정 대표는 "한 총리가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유 장관은 스스로 사퇴해라"면서 "만약 유 장관이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이명박 대통령이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이런 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대한민국에 3권 분립은 없는 것"이라며 "한두 번도 아니고 장관들이 국회의원에게 이렇게 막말하고…"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사진 기자단 '찍지마XX, 성질이 뻗쳐서… '라며 폭언을 했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깽판 국회'라고 발언한 바 있다. 정 대표는 또 "입법부는 국민을 대신해서 일하는곳인데 장관이 어떻게 이런 막말을 할 수 있느냐"고 재차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박병석 정책위의장도 이날 오전 BBS라디오에 나와 "유 장관의 말을 듣고 한편으론 분노하고 한편으론 자괴감을 느꼈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박 의장은 "청와대가 국회의 견제를 경시하는 것이 그대로 장관과 고위 관료에게 전염됐다"며 "국회 의석의 60%를 차지한 여당 한나라당이 이런 문제에 대해 정부를 견제하고 국민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데 청와대의 지시와 방침에 맹종하기 때문에 국민을 경시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2일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유 장관은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민주당 천정배 의원을 향해 "여긴 왜 들어와 있어 미친X"이라고 비하 발언 한것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외통위 소속이 아닌  천 의원이 회의진행을 저지하고 있는 것에 불만을 나타낸 것이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국회경시와 국회의원 모욕풍조에 경종을 울릴 것이다. 필요하다면 유 장관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것도 검토 할것"(유은혜 부대변인)이라고 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