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20일 자신의 팬사이트 '시민광장'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우산을 들고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을 올렸다.

  •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이라 불리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검찰 수사로 코너에 몰린 노 전 대통령을 적극 옹호해 눈길을 끌고 있다. ⓒ유시민 전 장관 팬사이트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이라 불리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검찰 수사로 코너에 몰린 노 전 대통령을 적극 옹호해 눈길을 끌고 있다. ⓒ유시민 전 장관 팬사이트

    '박연차 리스트' 관련, 검찰의 수사로 노 전 대통령은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가족과 핵심 측근들이 비리 사건에 모두 연루됐고 비리의 최종 종착지는 노 전 대통령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도덕성'을 무기로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른 노 전 대통령이라서 그의 비리를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그래서 그와 인연 있는 주변 인물들은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봉하마을까지 찾아갔던 민주당조차 선을 긋고 있는 상황.

    그런데 유 전 장관은 보란 듯 그와 함께 웃는 사진을 공개하며 친분을 과시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내 마음에도 비가 내립니다'라는 감성적 제목의 글도 함께 올렸다. 내용은 검찰의 노 전 대통령 수사가 "공작"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이 글에서 노 전 대통령을 적극 감싸 '정치적 경호실장'이란 수식어를 새삼 떠올리게 한다.

    유 전 장관은 이 글에서 검찰 수사가 "이명박 정권의 전임 대통령 모욕주기 공작"이라고 규정했다. "정적이 아니라 전쟁포로라고 할지라도 적장에 대해서까지 이토록 졸렬한 방법으로 모욕을 줄 수는 없는 법"이라고 불만도 쏟아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선 "그분은 지금 아무런 권력도 가지지 않은 무력한 개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동정론을 유발하는 지극히 감성적인 주장이라 할 수 있다. 유 전 장관은 이전에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가 민주당엔 단기적으로 플러스가 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가 동정론을 일으켜 지지층 결집을 불러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검찰수사를 매번 반박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이 많지만 유 전 장관은 이런 행위 역시 "노 전 대통령은 철저하게 법률적으로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는 해석한다"고 옹호했다. 그러면서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은 전직 대통령답게 행동하지 않는다고 비난하지만, 그렇게 비난하는 사람들이 전직 대통령을 전직 대통령 답게 예우하는 것을 나는 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유 전 장관은 "이명박 정권의 '전임 대통령 모욕주기 공작'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한 뒤 "노 전 대통령이 조금이라도 덜 상처받고 이 공작의 칼날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한다"며 글을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