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가 5일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자산설계에 발을 담가 뻔히 어떻게 될 것인지 알면서도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사태를 방관하고 최근의 위기를 결국 피해가지 못하게 한 데 대해 사죄했다.

    미네르바는 이날 다음 아고라 경제토론방에 올린 `마지막에 기댈 것은 결국 희망입니다'라는 글에서 "저는 치열하다면 치열하게, 비겁하다면 비겁하게 한평생을 살아온 사람"이라면서 "30대 중반 이후 미국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에서 기업인수합병과 서브프라임의 자산설계에 발 담그면서 일반가계 대출 수익 모델링, 환율에 따른 주가 모델링을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1997년과 1998년 IMF 구제금융사태를 CNN과 블룸버그 등을 통해 다 보면서, 수많은 자살자가 난 경제위기를 방관한 채 외국에서 제3자로 있었다"면서 "조국이라는 곳에 비수를 꽂은 외국 사람들 한가운데 섞여서 본분을 망각하고 있었던 게 후회스럽고 죄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악마의 병기이자 시한폭탄인 파생상품을 만들어내 그 무서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미국 세계금융자본 시스템의 틀 속에서 뻔히 어떻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방관자로서 분명 피할 수도 있었던 이 비극적 현실을 돕지 못한 점도 진심으로 고개숙여 사죄한다"고 말했다.

    미네르바는 선제대응으로 이번 경제위기를 피해가길 간절히 기도했지만, 위기가 현실이 돼 버리게 놔둔 자신을 역사의 죄인이라고도 한탄하면서 희망을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