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연내 법안처리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가운데 당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왜 이렇게 무리하게 서두르고 욕심을 내는지 모르겠다'고 걱정 섞인 푸념을 하기도 한다고 알려졌다.

    지난 26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고성욱입니다'에 출연한 원희룡 의원은 "당 의원들이 당론을 존중하지만 사실 걱정들이 많다"고 밝혔다. 원 의원은 "당내 민본21에 속한 초선의원 13명과 중진들 중에서 상당수가 아주 공식적으로 분리처리론을 제기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발언을 못하지만 왜 이렇게 무리하게 서두르고 욕심 내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을 개진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분리처리론) 점을 가급적이면 수렴할 데까지 수렴해 보겠다는게 지도부 입장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번 주말을 거치면서 최종 강행처리 대상 법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 의원도 쟁점이 큰 법안은 가급적이면 미뤘으면 하는 입장이다. 이날 있었던 중진회의에서 원 의원은 권영세 의원과 분리처리론을 개진했고 이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집회시위법이나 인터넷 사이버모욕죄, 방송관계법 같은 부분은 쟁점이 많다"며 "경제살리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그런 정치적, 사회적 쟁점이 심한 법안을 일방적으로 강행통과 시키다가 사회갈등과 정치적 극한 대결이 더 심해지면 경제회복에도 이롭다 않다"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공개적으로 드러난 걸 봤을 때 (분리처리 주장은) 소수 의견이지만 사실은 걱정이 많다"며 "한나라당이 무리하다가 민심 역풍을 맞지 않도록 잘해달라는 주문사항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탄핵 때도 그렇고 다수 의견을 앞세운 힘을 내세운 정치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냐의 문제지 반드시 역풍을 맞았다. 이번에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본다"며 걱정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한나라당이 29일, 30일 강행처리할 흐름을 보이는 것에 원 의원은 "지도부가 마지막 순간까지 중진의원들에게 의견을 묻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래서 의견을 개진할 시간은 있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장의 역할이 이번엔 결정적"이라며 "의장이 국민과 야당의 문제제기를 최대한 수렴해서 극한 대치를 해결할 수 있도록 기대도 걸고 용기를 불어넣어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