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일보 5일 윤창중 논설위원이 쓴 시론 <'우파 대주주'가 뭉쳐야 산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내년, 한 달도 남지않은 내년이 되면 대한민국을 옴짝달싹도 못하게 삼켜버리려는 전방위의 폭풍우 두개-첫째, 미국발(發) 금융위기의 상상 초월급 파고로 인한 국내 경제의 충격파. 둘째, 김대중 동교동발·김정일 평양발 좌파·친북·반미세력의 이명박 정부를 겨냥한 남남갈등 총공세. 이명박 정권은 지금 퍼펙트 스톰 앞에 서 있다. 전방위의 폭풍우는 동시 상영, 병발적(竝發的)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를 이명박 정권이 제압할 수 있는 방파제를 과연 갖고 있느냐? 정말 묻고 싶다. 앞으로 남은 한달, 대통령 이명박이 어떤 정국구상을 갖고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정권의 운명, 보수·우파세력의 운명, 결국 대한민국의 운명이 판가름 난다. 크게 회의적이다. 대통령 지지도 20%대의 정치 지도력으로 대한민국의 방파제를 지킬 수 있다? 이건 오기다. 나라를 불행하게 만들고야 마는 오기다. 대통령 이명박은 정국 대반전의 결단, 정권을 다시 세우는 결단을 내리고 권력 틀을 상전벽해식으로 뜯어고쳐 새 출발해야 한다. 집권 10개월을 허송했지만, 그래도 새 출발해야 한다.

    이명박 정권의 창업 대주주(大株主)를 새롭게 정리하면 결단의 단초를 찾게 된다. 우파의 대주주? 그건 대통령 이명박이 대선 후보 시절 이미 국민 앞에서 말했다. 1년여 전 이회창은 돌발 대선 출마 운을 떼고 잠적했다. 박근혜, 침묵에 들어갔다. 그때 대선 후보 이명박은 뭐라고 했는가? 이회창의 서빙고동 아파트에 전격 찾아가 편지를 써서 경비실에 맡기고 나왔다. “존경하는 이 총재님, 며칠째 만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못 만나게 되어 몇자 적습니다. 저의 부족한 탓이라 여겨지나 듣고 싶은 말,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사전에 통화라도 하고 싶습니다.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2007년 11월7일 이명박.” 잊었는가? 박근혜를 잡기 위해 전화도 하고 기자회견도 했다. “박 전 대표와 함께 정권 창출 이후에도 국정 현안을 협의하는 정치적 파트너, 동반자로서 함께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근혜가 입을 연다. “이 전 총재의 출마는 정도(正道)가 아니다.” 결정적이었다. 그리고 이회창의 출마는 이명박 당선을 위한 페이스 메이커였다. 대통령 이명박은 얼마전 방미 때 버락 오바마 당선자가 대선에서 한국 자동차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선거 때는 무슨 얘기를 못하겠느냐”고 했다. 선거 때는 무슨 얘기를 못해? 바로 대통령 이명박이 선거 때는 무슨 얘기인들 못하는 것처럼, 그래서 독식하는 걸로 국민에게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 이명박 지지도가 20%대 장기 침체하고 있는 것! 박근혜·이회창 건너뛰고 이명박을 찍었던 박근혜·이회창 지지세력이 이명박으로부터 완전히 정 떼 버리고 다시 박근혜·이회창으로 간 것. 박근혜·이회창을 이명박 울타리 안으로 들여오지 못하는 한 지지도 회복은 불가능! 딴 방도가 없다.

    대통령 이명박이 박근혜와 이회창을 우파 정권의 대주주로 인정하는 것이다. 우파 대주주의 몫을 인정하는 ‘공동 내각’, ‘공동 정권’을 지금이라도 세워야 한다. 국무총리, 대통령실장, 국정원장, 청와대 수석비서관, 장관에 이르기까지 우파 대주주들의 몫으로 떼줄 것은 과감하고 화끈하게 떼주고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다. ‘보수·우파 대연정 카드’로 정치 시장을 완전히 경악과 충격에 빠뜨리는 정국 대구상을 지금 해야 한다. 이건 승자만이 할 수 있다. 패자 박근혜·이회창을 포용하지 못하는 책임의 대부분은 승자에게 있다. 이회창 아파트를 찾아가고 박근혜를 다독거리느라 눈물 젖은 빵을 삼켜야 했던 대선 후보 시절의 초심, 바로 그 초심으로 돌아가 정권의 판을 다시 짜서 국민을 감동시키고 하나로 묶어야. 우파 대주주가 뭉쳐야 나라를 살릴 수 있다.

    그러나? 합치는 게 정 싫으면 또 다른 결단, 차라리 박근혜 세력과 분당(分黨)하는 결단을 내려라. 사사건건 분열하는 지리멸렬보다는 아예 갈라서서 각자 애국하는 방법을 찾는 게 나아 보인다. 더 이상 구질구질할 것도 없다. 정국 전환을 위해 마음을 텅텅 비운 일대 결단! 그것의 절박성을 모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