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차녀 박근령 육영재단 이사장과 14살 연하의 약혼자 신동욱 백석대문화대 교수(사진)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T컨벤션 웨딩홀에서 화촉을 밝힐 예정인 가운데, 박 이사장의 언니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참석 여부를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주요 일간지는 일제히 박 전 대표가 신씨와 박 이사장의 결혼을 반대한다며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전직 대통령의 딸, 또 영향력있는 정치인의 동생 결혼은 세간의 이목을 받을 만하지만 마냥 축복받지 못하고 있는 것.

    결혼식 주인공인 신씨는 이날 오전 충남 백석대에 출강한 뒤, 서울로 향하는 고속버스에서 뉴데일리에 박 전 대표 불참 보도와 관련해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 

    "박 전 대표 불참으로 말도 안되는 억측 나돌아"

    신씨는 "억측 기사가 나와 많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신씨는 특히 박 전 대표가 자신의 행실을 못마땅해 하고 있다는 보도에는 "한 개인의 불참을 가지고 '옐로페이퍼'처럼 왜곡하는 것은 의아하다. 말도 안되는 억측을 왜 퍼뜨리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신씨는 박 전 대표의 불참 보도가 대부분 박 전 대표 측근들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어떤 기사도 박 전 대표의 말이 아닌 측근의 말이다. 차라리 '측근들이 우리들의 결혼에 반대한다'고 기사를 내보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관심은 감사하지만 제목과 기사 내용이 달라서는 안된다"며 "담당 기자에게 전화를 하기도 했다. 제목과 다른 기사는 독자를 속이는 행위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신씨는 일부 언론이 박 전 대표는 청첩장도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진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청첩장을 받지 못했다는데 박 전 대표는 가족이기 때문에 청첩장이 나오자 마자 가장 먼저 직접 전했다. 이런 기사가 3일 전에 퍼진 것은 불순한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왜 이런 기사가 나와야 하느냐. 당황스럽다"고 답답해 했다. 

    "나는 박 전 대표 사람도 아니고 박 이사장을 이용하지도 않아"
    "나만의 정치철학 있고 꿋꿋하게 걸어가고 있어" 

    '신씨가 박 이사장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해서 박 전 대표가 결혼을 반대한다' '신씨가 18대 총선 한나라당 공천때 상의없이 친박후보를 자처한 것을 박 전 대표가 못마땅해 한다'는 등의 보도에 대해서도, 신씨는 "한번도 정치적으로 박 전 대표에 의지하려 한 적 없고 또 박 이사장(박근령)을 이용하려 한 적도 없다"며 억울해 했다.  그는 "나는 공식적으로 친박 후보임을 자처한 적이 없고 박 전 대표계 사람도 아니다.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하면서도 박 전 대표와 상의하지 않았다. 나만의 정치철학을 갖고 내 길을 걸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신씨는 "박 전 대표와 직접 깊게 대화를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는 "나를 친박 사람으로 계속 몰고가는 것은 도둑이 제발 저린 격"이라며 "공천문제 때문에 탈당해 친박연대를 만들었던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승복하고 당을 위해 헌신했다"고 말해, 친박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지난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충북 선대위원장을 맡은 박 이사장과 함께, 충주에 출마한 윤진식 후보를 지원했던 신씨는 "한나라당의 잘못된 공천을 당원으로서 그냥 지나치는 것이 해당행위라고 판단해서 한나라당을 비판했지만 당이 어려웠기 때문에 박 전 대표와 상의도 하지 않고 박 이사장과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그래서 18%대 46%로 상대 후보에 열세였던 윤 후보를 근접치까지 따라붙게 만들었다. 비록 윤 후보가 떨어졌지만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며 자신을 독자적인 정치인으로 봐줄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신씨는 "곧 박 전 대표와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할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해, 박 이사장과의 결혼 후 박 전 대표와의 만남은 피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악성루머 퍼뜨리는 세력 있어, 하지만 인내한다"
    "박 이사장과 열심히 사는 것이 이기는 것"

    신씨는 '박 전 대표의 결혼 반대' 보도는 자신을 반대하는 세력이 만든 정치적 공작의 일환으로 분석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갖은 고초를 당하면서도 나는 침묵했다. 먼 훗날 악성루머를 퍼뜨리는 세력에 어떤 얘기를 할 기회가 있겠으나 인내하고 참는 것이 좋다는 게 지금의 생각이다. 박 이사장과 열심히 사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박 이사장과의 관계가 알려진 후 수많은 음해와 악성루머에 시달렸다. 지난 18대 총선 전 약혼발표 직후엔 S씨의 차량테러 및 허위사실유포 기자회견으로 고통을 받기도 했다. 도덕적인 타격을 입은 그는 한나라당 공천에서 떨어졌다. 신씨를 비방한 S씨는 징역 1년 6개월형을 선고 받았지만 신 교수는 이미 한나라당 공천에서 떨어진 후였다.

    신씨는 의도적으로 정치적 공세를 거들고 있다며 언론에 서운함을 표시했다. 그는 "S씨 허위사실 유포 기자회견 사건에서 보듯 언론은 악성루머는 크게 보도하고 진실은 외면한다"며 "S씨가 1년 6개월 형을 받았다는 것은 나를 둘러싼 악성루머가 거짓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언론은 무관심하다. 언론은 악성루머는 크게 보도했지만 S씨가 1년 6개월 징역형을 받았다는 보도를 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나 이명박 대통령을 음해했던 사람들도 고작 8개월 징역형을 받았다. S씨의 말은 그만큼 허위란 이야기다. 정치인은 대중적 이미지가 중요한데 이미 타격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신씨는 박 이사장과의 결혼으로 오히려 정치활동에 장애가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장애라고 생각 안한다"며 의외로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미 음해와 중상모략에 시달릴 만큼 시달렸다. 꿋꿋하게 나만의 정도를 걸어갔더니 어려움에서 헤어날 수 있었다. 나의 정치철학으로 그냥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 자기명의 땅 한평도 없어, 나도 1800만원이 전 재산"

    박 이사장의 재산과 신씨 결혼을 연결시키려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서도 그는 "진실을 모른다"며 속상한 심정을 밝혔다. 그는 "세계사를 놓고 보면 왕이나 대통령의 딸 중 자기 명의 땅이 단 한평도 없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문한 뒤 "박 이사장은 자기 명의의 땅이 단 한평도 없다. 지난 총선 때 내가 신고한 재산은 1800만 원이었다. 약혼을 하고도 결혼을 연기한 것은 선거도 있었지만 결혼할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결혼할 형편이 안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주변의 도움으로 이제서야 어렵게 결혼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박 이사장과 얼마 전 주택청약통장을 만들어 매달 12만 5000원씩 넣고 있다고 한다. 이번 결혼식 부대 비용은 대부분 지인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결혼반지도 처음에는 조계사 앞에서 3만 원짜리 반지를 맞추려다 주변 사람들의 후원으로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