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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익 대통령실장과 수석 6명 등 청와대 참모진 전원을 교체한 데 이은 비서관급 후속 인사를 앞두고 청와대가 시끄럽다. 신임 혹은 자리이동이 예상되는 비서관 상당수가 인사실패와 국정혼란 책임을 지고 물러간 인사들과 끈이 닿아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인적교체 대상이 또다시 인사를 한 결과"라는 비판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쇄신의지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 같다"는 푸념도 나왔다.
정인철 국정기획비서관 내정자는 임명도 받기 전에 청와대로 출근해 구설수에 올랐다. 업무파악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공직사회의 기강을 무시한 행위라는 비판이 인다. 정 내정자는 또 지난 9일 '권력사유화' 논란이 일면서 물러난 박영준 전 비서관이 주도한 이 대통령의 최대 외곽조직 선진국민연대 대변인 출신이다. 선진국민연대 내부에서도 정 내정자의 청와대 발탁에 의문을 다는 시선도 많다.
정동기 수석이 이끄는 민정수석실 구성도 순탄치않다.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측근인 장다사로 정무1비서관이 민정1비서관으로 자리를 이동하면서 기획조정비서관실에서 담당하던 청와대 내부 감찰기능을 가져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상득 라인의 파워는 여전하다"는 말이 나온다. 또 민정2비서관으로 거론되는 오세경 변호사는 인수위 시절 법무분과 간사였던 정 수석과 업무스타일상 불편했던 관계로 알려져 수락여부가 미지수다.
연설기록비서관에 내정된 정용화 전 대통령직인수위 자문위원은 류 전 실장과 가깝다. 정 내정자는 류 전 실장이 원장으로 있던 국제전략연구원(GSI) 출신이며, 대선과정에서도 류 전 실장과 함께 연설문 작성 업무를 담당했다. 연설기록비서관은 '정두언 라인'으로 불리는 이태규 전 비서관이 지난 3월 "업무가 맞지않다"며 사표를 제출한 이후부터 비어있었다.
시민단체와의 소통 부족을 개선하기 위해 신설되는 시민사회비서관에는 홍진표 자유주의연대 사무총장이 내정됐다. 홍 내정자는 광범위한 보수진영에서도 크게 알려지지 못한 인물인데다 뉴라이트계 출신 비서관이 다수 시민단체를 이끄는 진보세력과 소통을 원활하게 이뤄나갈 수 있겠느냐는 점이 지적된다. 홍 내정자에 대해서는 보수진영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강경 보수단체인 국민행동본부 서정갑 본부장은 성명을 내고 "홍 내정자는 정통보수 시민단체들이 거리에서 친북좌파 세력과 맞서 싸울 때 반공주의를 들먹이며 비판하던 인사"라며 강력 반대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과 행동본부 등에서는 홍씨가 임명되면 우선 보수시민단체의 지원조차 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또 배용수 춘추관장의 갑작스런 교체에도 말이 나온다. 차관급인 국회도서관장을 지낸 배 관장이 총선 출마를 포기하고 직급(춘추관장은 1급상당)을 내리면서까지 궂은 일을 맡았음에도 이번 인사에서 예상치않게 물러나게 된 데에는 남모를 내부사정이 있었던게 아니냐는 추측이다. 배 관장은 공기업으로 옮길 것으로 알려졌으며, 후임으로 곽경수 언론2비서관이 내정됐다. 곽 비서관 자리에는 박선규 전 KBS 기자가 임명된다.
이 밖에 김두우 정무2비서관은 새롭게 만들어지는 정무기획비서관을 맡게 되며 정무1, 2비서관을 합한 정무비서관은 아직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되는 정치특보에 김덕룡 전 의원이, 홍보특보는 박형준 전 의원이 유력하다.
홍보특보 산하 인터넷 전담 비서관에는 포털 '다음'의 김철균 부사장이 거론된다. 김씨의 경우에도 보수시민단체내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파동의 진원지중 하나인 '다음' 출신을 기용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보수 진영에서는 그가 임명될 경우 눈여겨 감시하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한 실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빠른 시일내에 후속인사가 진행돼야하지 않겠느냐"면서 "주말을 거치면서 좀 더 면밀히 검토한 후 이르면 내주 초 특보직과 함께 비서관, 행정관들에 대한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