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쇠고기 수입 재개에 반대하는 촛불시위 일부 참가자들이 지난 24일에 이어 25일에도 서울 도심 도로를 점거하면서 과격 양상을 보임에 따라 정치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교조, 민주노총, 한총련 등이 가세하면서 강한 정치색을 띠게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의 구호역시 '먹을거리 보호'가 아니라 '이명박 탄핵' '독재타도' 등으로 변질되면서 폭력과 불법 시위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초 우려했던 대로 정치가 개입되면서 시위 성격이 변질되는 것 같다. 그것이 걱정된다"며 심각성을 표현했다. 안 원내대표는 "광우병 괴담이 아직도 민심을 어지럽히는 가운데 폭력과 불법시위를 벌이는 것은 국가 기본질서를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에 폭력시위는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학원 최고위원은 "며칠 전에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했음에도 촛불시위가 정도를 넘어가고 있다. 촛불시위에서 나오는 언행이 정도를 넘고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합법적 범위에서 벗어나 과도한 행동이나 과도한 말씨는 국익에 도움이 안된다"며 시위 가담자들의 자제를 당부했다.

    창조한국당은 이날 김석수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면서도 "촛불집회 주최측도 철저히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국민 공감을 넓혀나가야한다는 점을 인식해라"고 촉구했다.

    반면 통합민주당은 "평화적으로 아무리 요구했지만 정부가 사과는 하면서도 태도는 변화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검찰이 BBK 의혹 등을 포함해 지난 대선과정 고소고발 관련자들에 대한 공개소환을 검토하고 있는 점과 연관지으며 "촛불문화제에 강경 탄압에 이어 이번에는 야당 정치인들을 상대로 공개소환 의지를 표명했다"고 반발했다.

    촛불시위가 27일 저녁에도 강행될 예정이란 소식에 정부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도로점거 사태에서 나타났듯이 반정부 구호에 더해 불법시위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는 전형적인 시위 형태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 어청수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단 정례간담회에서 "자전거를 탄 선발대가 미리 나가서 리드하고 있는 데다 곳곳에 나타나 경찰력을 분산시키는 등 우발적인 것이 아니고 치밀한 것 같다"며 조직적 시위형태라는 점에 무게를 더했다. 어 청장은 "촛불문화제가 미신고 불법집회로 변질된 사례가 많기는 하지만 평화적으로 개최됐기 때문에 경찰이 인내해 왔지만 이틀간 양상을 보면 상황이 다르다"면서 불법행위에 엄중 대응할 뜻을 밝혔다.

    인터넷을 통해 왜곡된 정보가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쇠고기 반대 시위에서 경찰이 과잉진압하는 장면'이라며 퍼진 동영상은 지난 주말 시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지난해 노무현 정권때 벌어진 한미FTA 반대 시위대와의 충돌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 여권 관계자는 "새 정부가 경제살리기와 함께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 바로 '기초질서 확립'"이라며 "평화적 시위와 불법행위는 구분짓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