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강재섭 대표가 책임지고 당을 추스리고 17대 국회 마무리와 18대 국회 개원준비를 마무리짓는 게 바람직하다"며 전당대회는 예정대로 개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첫 정례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강 대표가 자기 희생을 치러가며 성공적으로 총선을 마무리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배석한 이동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당 일각에서 제기된 조기 전당대회 요구를 일축한 의미로 '강재섭 중심'이라는 원칙을 확고히 함으로써 강 대표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당내 문제는 지금처럼 강 대표가 중심이 돼서 당을 추스려달라"고 거듭해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또 강 대표가 선거운동 기간 중 회갑을 맞고 부친이 위독한 상태였음에도 지역구를 포기하면서까지 선거에 전력을 다한 점을 크게 치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심이 됐던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 설정, 탈당 당선자 복당 문제 등과 관련한 논의는 크게 다뤄지지 않았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변인은 "선거가 끝난지 이틀 밖에 안됐다. 특별히 별 얘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다만 당내에서 친이다, 친박이다 논란이 나오는 것 자체가 보기에 적절치 않은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과 강 대표는 총선 결과와 관련해 집권여당이 일할 수 있도록 과반의석을 만들어 준 국민에 감사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 대변인은 "이 대통령과 강 대표는 이같은 국민의 뜻을 무겁고 겸허하게 받아들여 경제살리기와 민생챙기기에 당·정·청이 합심해 노력해 나가야 한다는 것과 앞으로 책임정치 구현 차원에서 당·정·청이 좀더 긴밀하게 협의하고 국정 현안을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내주 이 대통령 방미 기간 중 고위 당·정·청 협의회를 갖기로 했다고 이 대변인은 밝혔다.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는 국무총리와 각부 장관, 그리고 당 지도부가 참여하게 된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 압승의 의미를 "이제 수도권에서는 지역정서가 없어진 게 아니냐"며 "진일보한 선진적 정치문화의 증거"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번 선거가 사실상 돈 선거가 추방된 역사에 없이 깨끗한 선거였다"고 평가했다.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후보자들에 대한 일정도 마련 중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 대변인은 "낙선자를 위로하는 일정도 마련될 것"이라며 "시기는 방미 방일 일정 뒤가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5월 임시국회를 열어 시급한 법안처리를 서둘러야 한다는 점도 논의됐다. 특히 여야 양당이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합의했지만 처리못한 안건을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데 이 대통령과 강 대표는 의견을 모았다. 주요 법안으로는 미성년자 유괴방지를 위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 먹거리 안전을 위한 식품안전법, 성폭력범죄자 처벌과 예방을 위한 이른바 '전자팔찌법', 군사시설 인근지역 개발법 등이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와의 첫 정례회동을 가진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당 선거대책위원회 지도부를 불러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노고를 치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