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너에 몰린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대통령 후보가 불리해진 대선정국을 전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명박 무혐의'란 검찰의 수사발표 뒤 정 후보는 방향을 '진실 대 거짓'의 대결구도로 만들려 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가 거짓이란 주장이다. 이를 위해 한나라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과 후보들과 '반부패연대'를 형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대선 4개월 뒤 있을 총선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어 정 후보의 '반부패연대'가 이뤄질 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단 여론몰이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5일 서울 명동과 광화문 집회에 이어 6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집회를 이어갈 방침이다.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국민이 신뢰하지 않는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내놓고 있다. 6일 오전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본부장단회의에서는 당 자체여론조사 결과를 내놨다.

    민병두 의원은 "자체 여론조사에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는 응답이 40.3%였고 이명박 후보지지자들도 신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CBS와 문화일보의 여론조사에서도 50%가 검찰의 수사발표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명박-검찰-삼성'의 딜에 대해 얘기가 나왔는데 국민의 61.1%는 이명박 후보가 영향을 미쳤다고 답하고 있다. 이 후보 지지층에서도 48.8%가 검찰수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준 메모'는 통합신당의 주장을 뒷받침 하는 근거로 사용되고 있다. 통합신당은 이날 서울구치소에 있는 김경준씨를 만나는 등 '김경준 메모'를 적극 활용할 태세다. 정 후보를 비롯한 통합신당 의원들의 발언에서는 "한국 검찰이 이명박 후보를 많이 무서워해요"라는 김 씨의 메모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정 후보는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정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거대한 음모'가 작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도저히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수구부패 정치세력과 일부 수구언론, 그리고 특정 재벌의 수구부패동맹이 전열을 정비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는 명백한 과거회귀이며 역사의 퇴행"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노무현-이명박 연대설'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해갔다. 다만 "어제 검찰의 발표는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는 것이고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면서 "그 뒤에 숨어있는 음모가 작동한다는 심정을 갖고 있고 이 심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지금부터 진실을 파헤치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현미 대변인은 정 후보의 '거대한 음모' 발언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검찰이 100% 무혐의로 이명박 후보의 손을 들어준 배경에는 삼성특검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삼성특검과 BBK에 대한 검찰수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이었고 (그 같은 상황이 이 후보에게) 100% 무혐의를 준 배경"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비자금 수사를 받는 삼성과 떡값검찰 이명박 후보의 삼각동맹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특검을 추진한 범여권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검찰이 이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삼성특검과 BBK 사건에 대한 동시 수사진행상황이 (삼성-떡값검찰-이명박) 동맹을 구체화했을 것이란 의혹이 있고 (이런 상황이 이 후보의 의혹을) 100% 덜어주게 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이 같은 주장이 단순한 "개인의견이 아니라 선대위의 생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