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지지층이 두터운 서울에서 유세를 갖고 대선레이스에 가속페달을 밟았다. 이 후보는 29일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에서 대세몰이에 나섰다. 점심식사를 마친 인근 직장인들은 이 후보의 연설이 진행된 12시 30분부터 30여분간 여의도역 사거리 일대에 빼곡히 몰려들며 관심을 나타냈다.

    이 후보는 "지난 5년간은 대통령이 국민을 모신 것이 아니라, 국민이 대통령 하나를 걱정하며 지내왔다"면서 "다음은 국민을 위해 걱정하고, 온몸 던져 헌신하고 봉사할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며 정권교체를 역설했다. 그는 "국민들은 (노무현 정권이) 무슨 일을 할 지, 북한에 가서 무슨 약속을 하고 뭘 퍼주고 올 지 늘 불안해하고 걱정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지지를 받아 정권을 잡고, 이후 제대로 나라를 경영하지 못해 국민들로부터 원성을 받으면 물러날 줄 아는 것이 민주주의의 근본"이라고 강조한 뒤, "(집권세력은) 이름 바꾸고, 성 바꿔 왔다갔다 하면서 다시 5년 더 하겠다고 나오는 데 용서할 수 있겠느냐"고 소리 높였다.

    이 후보는 또 "(노 정권은) 정말 일할 줄을 몰랐다. 하는 것마다 실패했다. 경제 살리고 서민 위한다고 했지만, 중산층은 무너지고 세금은 올라갔으며 나라 빚은 태산같이 높아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안다고 하는 것은 그저 싸우는 것뿐"이라며 "수도권과 지방, 동과 서, 연령 등 가를 수 있는 것은 다 갈라놨다. 이렇게 갈라놓고 나라가 한걸음 앞으로 나갈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지도자와 국민의 신뢰를 이 후보는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은 위대하다. 그러나 위대하지 못한 지도자를 만나 오늘 이 모양"이라며 "대통령과 국민이 서로 신뢰하고 힘을 모으면 세계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앞으로 나갈 수 있다"고 자신의 실천력을 부각했다. 그는 "하늘이 두쪽나도 경제를 살리겠다"고 다짐하면서 "열심히 하겠다. 해내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강재섭 대표는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이 모여 이 후보 사퇴를 주장한 것에 대해 "국회가 열렸을 때는 잘 안보이던 사람들이 긴급 의원총회를 해 이 후보를 사퇴하라고 했다. 왜 사퇴하느냐. 지지율 10%에 5년동안 나라 망친 그 (정동영) 후보가 양심이 있다면 사퇴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받아쳤다. 강 대표는 또 BBK수사와 관련해 신당의 검찰방문을 비난했다. 그는 "힘 없는 야당도 검찰이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하길 바라고 있다. (관련이 없다는) 자신이 있기 때문에 (검찰에) 한번도 안갔다"며 "여당이면서 검철청 가서 협박한다고 하는데 이런 나라가 어디있느냐"고 비난했다.

    신당의 연이은 국민모독성 발언에 대해서도 강 대표는 "아무리 해도 지지율이 안오르니 이 사람들이 집단적 히스테리를 보여 말을 함부로 하고 있다"면서 김근태 선대위원장의 '국민 노망' 발언과 노웅래 의원의 '국민 집단최면' 주장을 비판했다.

    이날 유세장 뒷쪽에 있던 이 후보의 한 지지자는 대형 오뚜기를 유세인파의 손을 빌려 앞쪽으로 전달해 선물하고 "무너져버린 경제를 오뚜기처럼 세워 살려달라"며 응원했다. 또 독일에서 귀화한 한반도대운하 특보 이참씨가 지지 연사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유세를 마치고 이동하는 이 후보에게 '아줌마 부대'는 "힘내세요"라고 마지막까지 힘을 보탰으며, 이 후보도 차창을 열고 지지자들에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