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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도 안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에 밀려 3위로 추락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대통령 후보가 이 전 총재 출마와 답보상태인 자신의 지지율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 전 총재 출마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독주로 진행되는 현 대선구도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정 후보는 허를 찔린 표정이다.
이 전 총재의 출마설에 반색하던 정 후보와 통합신당은 채 하루도 안돼 표정이 어두워졌다. 2일 오후 인터넷신문협회 주최 토론회에 참석한 정 후보는 패널들에게서 이 전 총재 출마 문제와 그의 출마로 인한 지지율 하락과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3위로 쳐진 정 후보는 이 자리에서 이 전 총재 출마에 따른 득실을 묻자 "잘 모르겠다"면서 답변을 피했다. 재차 묻자 "이 같은 현상을 아직 구체적으로 따져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후보가 이 전 총재에게 뒤쳐지는 여론조사가 발표된 이후 '이회창 출마'에 대한 정 후보와 통합신당의 입장에는 변화가 나타났다. 출마를 부추기던 통합신당의 이전 모습과 달리 정 후보는 이날 이 전 총재의 출마를 "이것이 과연 국민이 원하는 방향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전 총재 출마는) 국민의 개탄과 분노를 자아낼 역사의 코미디 아니냐"고 따졌다.
"우리 정치가 이것밖에 안 되는 것인가 하고 자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 출마가) 거의 확실한 것 같죠"라고 말한 정 후보는 총구를 한나라당 이 후보에게로 돌렸다. 그는 이 전 총재가 출마하게 된 상황이 결국 이 후보 탓이란 논리를 역설했다. 정 후보는 "생각해보면 이 전 총재를 대선의 한복판으로 이끌어 낸 것은 이명박 후보"라며 "이 후보의 비리와 도덕성, 낙마 가능성이 회자되면서 (이 전 총재를 대선 한 복판으로) 불러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취재진의 관심은 당초 기대와 달리 이 전 총재 출마가 호재가 아닌 악재로 변한 데 따른 정 후보의 향후 전략과 대응책이었는데 정 후보는 이 같은 질문에 "아직 구체적으로 따져보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이 전 총재에게 까지 뒤쳐지고 답보상태에 놓인 지지율에 대해 묻자 정 후보는 다음과 같은 답변을 내놨다.
"지지율이라는 것은 어떤 단면을 끊어보는 것인데 지금 11월 2일의 지지율이 12월 19일의 지지율이라면 선거는 할 필요가 없다. 2년 반 전인 2005년에는 정동영 지지율이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 보다 꽤 높았었다. 2005년 기준으로 2007년을 재단할 수 없듯이 이회창 후보도 이제 출마선언을 하고 후보가 되고 다시 한 번 검증무대에 오를 때 그 분의 지지도가 진짜 지지도다. 뭐 좀 더 지켜보자"
정 후보는 이 전 총재의 출마로 "분명해진 것은 (이번 대선구도가) 과거세력 대 미래세력의 대결구도가 좀 더 부각됐다"면서 "한 분은 선거부패, 정치부패의 핵심인물이었고 한 분은 경제부패, 낡은 경제관의 상징적 인물인데 정치와 경제에 부패구도와 반부패구도의 대결구도가 형성된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애써 기대섞인 전망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