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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시간 있으신 분은 설명을 좀 듣고…" "특별 과외를…"
김효석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공개회의를 보고 나가려는 취재진을 붙들며 한 말이다. 통합신당은 이날 오전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BBK 주가조작 사건 의혹 '확산'에 전력을 쏟았다. 회의에는 이 후보가 BBK(김경준이 만든 투자자문 회사)의 실소유주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패널까지 준비했다.
오전회의가 끝나자 서혜석 정봉주 의원이 연이어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고 회견 뒤에는 두 의원 모두 국회 브리핑 룸 밖에서 기자들에게 추가 설명을 했다. 신당이 BBK 사건 설명에 할애한 시간은 오전 8시 30분 회의부터 두 의원의 기자회견까지 총 90여분 간이다. 이처럼 많은 시간을 BBK 사건 설명에 투자하는 이유는 이 사건이 그만큼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김 원내대표의 "특별과외" 주문에 김종률 의원이 사건 개요를 설명했지만 선병렬 의원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설명 도중 "그러면 다스는 뭐에요? 설명을 좀…"이라고 말했고 김 의원의 설명이 끝나자 김 원내대표는 취재진에 "(이해에) 도움이 되십니까"라고 되물었다.
사건의 흐름을 설명하는 패널과 별첨 자료까지 준비한 서 의원은 자신의 주장에 결론을 내린 뒤에도 취재진의 이해를 도우려고 같은 내용을 두 번이나 설명했다. "그래서 내 결론은…"이란 말이 서 의원 입에서 두 번이나 나왔지만 서 의원은 회견을 마무리 하면서 "이해가 갈런지 모르겠다.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는데…"란 말을 덧붙였다. 서 의원은 회견이 끝난 뒤에도 보좌진 두 명을 동원해 자신의 주장을 이해시키려고 20여분 시간을 쏟았다. 미 연방법원에 제출된 금융전문가의 의견서까지 제시한 서 의원은 회견 마지막 "필요하면 내 방에 오면 의견서를 보여줄 수 있다. 중요한 부분은 요약해서 설명 하겠다"도까지 했다.
곧바로 정 의원이 같은 사안을 두고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대통령 후보로 나선 분의 말이 거짓말로 판명되면 본질적인 책임을 져야한다"면서 "(이 후보가 BBK와) 관계가 있다는 구체적이고 피할 수 없는 증거가 나오면 책임지고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뒤 "명백하고 피할 수 없는 확증을 갖고 있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정 의원 역시 패널과 관련 자료를 제시했고 회견이 끝난 뒤 브리핑룸 밖에서 취재진에게 부연설명을 했다.
정 후보 주장의 핵심은 이렇다. 법원이 BBK 사건 관련, 이 후보 부동산 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이례적으로 가압류 신청자에게 '왜 이 후보가 (BBK의) 채무자인지를 증명하는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뒤 최종 가압류 결정을 내렸는데 이는 법원이 BBK에 대한 이 후보의 법률적 지위를 인정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정 의원은 "이것이 이 후보가 BBK 사건에 관계가 있다는 결정적 근거"라고 했다.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이미 박영선 의원 등을 통해 수차례 나왔던 것이다. 그래서 취재진의 반론이 나왔다. '(이 후보 부동산 가압류 신청자인 심텍이 법원에 제출한) 소명요구 자료는 왜 제시하지 않느냐'고 묻자 정 의원은 "증거 자료는 다 갖고 있다"고 답한 뒤 "(이 후보의) 높은 지지율에 가려 국민들이 아직 이해를 못하고 있잖아. 그런데 증거자료를 내놓으면 뭐해. (국민들이) 이해를 다 하고 (자료를) 내놔야지. 국민들이 헷갈리잖아"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