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측이 BBK사건과 관련한 대통합민주신당의 연이은 의혹제기에 공격적인 대응태세를 나타냈다.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은 24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BBK와 이 후보의 연관성을 주장하며 지리한 공세를 계속 펴고 있는 통합신당 박영선 의원에게 법적책임을 물을 방침을 밝혔다.

    박 대변인은 "박 의원이 현행법을 어기면서까지 김경준 운용 MAF펀드의 자금 입출금 내역을 입수한 것만 보더라도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명확하다"며 "수차례에 걸쳐 반복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박 의원을 상대로 민사상 1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에는 당사자 본인이 아닌 제3자 명의의 금융계좌 거래내역은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이 아니면 열람할 수가 없게 되어 있다고 박 대변인은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법무부 장관, 금융감독원장이 이 후보는 김경준의 범죄행위와 관련이 없다고 국회에서 공식답변했고, 이를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며 박영선 의원의 정치공세를 비판했다. 그는 '이 후보가 MAF펀드를 이용해 BBK를 실질 지배했다'는 박영선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박 대변인은 금융감독위원회 제출 MAF 펀드 주식등의 대량보유(변동)보고서, 펀드 관리계약서 (adminisration agreement), 김경준 자필서명 금융감독원 확인서, 국세청 보관 주식 등 변동상황명세서 등을 근거자료로 공개했다.

    이 후보측은 인터넷 공간을 통해서도 김경준을 2002년 김대업에 비유하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 후보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영화 '본 얼티메이텀(The Bourne Ultimatum)' 장면을 패러디한 UCC '김경준이 움직인다! 이명박을 날려버려'를 게시하고 김경준 송환 배후에 여권의 '정치공작'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주장했다. 이 동영상에서 권력기관 인사로 등장한 인물은 "우리가 책임져, 이명박만 떨어뜨리면 돼"라며 김경준의 귀국을 독려하고, 또 "정말 지켜줄거냐"며 뒷일을 당부하자 그는 "김대업 못 보셨소. 아무 걱정마시오"라고 김경준을 안심시킨다.

    김경준 송환의 배후로 암시되는 인물들이 "언제쯤 들어오는게 좋을까. 대선 전?" "국민들을 확실히 속여야죠" 등 대화를 주고 받는 회의장면도 등장한다. "이명박은 BBK와 관련없대요"라는 보고에 상급자는 "일단 지르고 보는 거야. 김대업도 먹혔잖아"라고 답한다. 결국 숱한 유혹에도 권력자와 손잡길 거부한 김경준이 "너희들 모두 잘 들어. 나 김경준도 나쁜 놈이지만 너희들은 정말 나쁜 놈들이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동영상 마무리 부분은 "또 속고 5년 후회할 것인가"라며 정치공작 경각심을 일깨우는 자막으로 처리했다.

    중앙당 홈페이지와 이 후보의 홈페이지 메인화면에는 '잊지말자 김대업, 속지말자 김경준'이라는 구호가 큼지막하게 걸려있다. 'BBK 완전정복 - 새빨간 거짓말! 이것이 포인트'라는 제목의 코너를 마련하고 자세한 반박자료를 공개한 것. 이 후보 경선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던 은진수 변호사는 이 자료에서 '김경준의 7가지 거짓말'을 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은 변호사는 자료에서 "이 후보는 BBK와 전혀 상관없다는 것이 검찰과 금감원 조사에서 이미 밝혀졌다"며 "사기범의 입에 국가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