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BK 사기사건의 피의자인 김경준씨의 한국 송환 문제를 놓고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진영의 오락가락 행보가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김씨에 "빨리 한국에 들어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이명박 후보. 11일 영남일보 인터뷰)면서 측근인 김백준 전 서울 메트로 감사를 통해 김씨의 인도가 늦춰질 수 있도록 청원을 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이중플레이 한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당 경선 과정에서 부터 '거짓말쟁이'란 비아냥과 경부운하 등 자신의 공약을 두고도 '말 바꾸기를 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이 후보의 처신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당장 통합신당에선 이를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연일 이 후보를 '거짓말쟁이'로 몰아세우고 있고 이를 '대통령 자질 문제'로 확전시킬 태세다.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이 후보 공격의 소재로 등장했다. 오충일 대표는 "이 후보의 대선전략은 이 후보 검증을 막고 방탄국회를 하는 일에 사활을 거는 일"이라며 "(김씨를) 오라고 해놓고 뒤로는 오지 말라고 하는 이중플레이 모습이 그것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대표는 때문에 "높은 도덕의식을 갖고있는 국민들에게 이명박 후보의 모습에 진실이 드러날 경우 이 후보에게 투표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도 "BBK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 귀국을 두고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가 앞뒤 안 맞는 얘기를 해 깜짝 놀랐다"면서 "이 후보는 '빨리 귀국해 진실을 규명하고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하면서 다른 한쪽으로는 최측근인 김백준씨를 시켜 판결유예요청을 했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앞뒤가 전혀 맞지 않은 행동"이라며 "한쪽에서는 마치 빨리 들어와 진실을 밝히라고 하는 것처럼 하고 한쪽에서는 귀국을 방해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와 한나라당은 뭐가 그렇게 구린 게 있어서 그러느냐"고 비꼬았다. 그는 "김경준씨를 부르는 게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하는데 정말 정치공작이라 생각한다면 (김씨를) 귀국시켜 따지면 될 것 아니냐. 오히려 귀국을 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일현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이 어느 한 후보의 진실을 감추기 위해 그런 행태를 보이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한 뒤 "아무리 큰 풍선도 바늘만한 진실에 터진다. 언젠가는 터질 수밖에 없는 진실을 감춘다고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이낙연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 후보측은 언제까지 거짓말을 하며 이중적 공작을 계속할 작정이냐"면서 "이 후보 측이 '김경준씨가 (한국에) 들어오라고 요청한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하지만 그 말을 어떻게 믿으란 것이냐"고 따진 뒤 "이 후보 측은 거짓말을 그만하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