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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의 경선 파국 위기가 결국 범여권의 시선을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에게 돌리는 결과를 낳았다. 현직 대통령의 명의까지 도용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측의 조직·동원선거와 안이한 경선 대응 탓에 위기로 몰리자 몽니를 부린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벌이는 경선에 지지층마저 등을 돌렸다.
정 전 장관은 경선 선두효과에 힘입어 지지율 상승을 이어간 반면 손 전 지사와 이 전 총리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독자행보를 하고 있는 문 전 사장은 범여권 후보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CBS와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전 사장의 지지율은 8.1%로 13.7%를 얻은 정 전 장관에 이어 범여권 후보 중 2위를 차지했다.
지난 주 조사(4.1%) 때 보다 4%P나 올랐다. 정 전 장관도 지난 조사(11.4%)때 보다 2.3%P 상승하며 범여권 1위를 달렸다. 반면 손 전 지사(5.8%)와 이 전 총리(3.9%)는 각각 3.4%P, 2.1%P 하락했다. 통합신당의 경선 파국 위기가 손 전 지사와 이 전 총리에게는 마이너스로 작용하고 이들의 지지층이 문 전 사장에게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얼미터는 "신당 경선구도가 정상궤도에서 이탈하자 손·이 후보의 지지율이 소폭 빠지고, 범여 장외 후보인 문 후보에게 지지율이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문 전 사장 지지율의 상승폭이 범여권 지지층에서 큰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문 전 사장은 통합신당과 민주당의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높은 대전·충남과 서울, 호남 지역 등에서 지지율 상승폭이 컸다. 리얼미터는 이런 결과를 토대로 "문 후보가 범여권의 유력 대안 후보로 부상하고 있음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반면 손 전 지사와 이 전 총리는 이들 계층에서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여권 후보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손 전 지사는 이 부문에서도 정 전 장관에게 밀렸다. 지난 주 조사에서 1위였던 손 전 지사는 4.2%P하락, 24.7%를 얻으며 지난 주 조사 때 보다 6.2%P 올라 30.9%를 기록한 정 전 장관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이 전 총리의 경우 친노 후보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3.4%P 하락하며 10.6%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범여권 후보에 큰 격차를 유지하며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지지율도 하락했다. 이 후보는 지난 조사 때 보다 2.3%P 떨어져 48.1%를 기록하면서 50%대 아래로 내려갔다. 리얼미터는 이 후보의 지지율 하락 원인을 "미국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 무산"으로 봤다. 리얼미터는 "이 후보가 공을 들인 주변국 4강 정상과의 면담이 러시아에 이어 미국까지 불발 되면서 유권자들의 실망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는 이인제 의원이 2.7%로 6위를 차지했고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2.3%로 7위, 민주당 조순형 의원이 1.3%로 8위를 기록했다. 정당 지지율은 한나라당 50.4%로 선두를 지켰지만 지난 주 조사 보다 1.3%P 하락했고 통합신당은 24.5%로 지난 조사 때 보다 5.1%P 오르며 처음으로 20%대에 진입했다. 민노당은 5.6%였고 민주당은 2.0%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670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를 실시했으며 최대허용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3.8%P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