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이해찬 전 국무총리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시민 의원에 쌓인 앙금을 노골적으로 표출했다. 유 의원은 이 전 총리와의 후보단일화 전까지 '정동영 저격수'로 정 전 장관을 곤혹스럽게 만든 바 있다.

    매 토론회와 연설회 때 마다 유 의원의 맹공에 정 전 장관 측에선 "정 전 장관이 토론회에 신경이 날카롭다"고 했고 당시 인터뷰 요청에도 "토론회 준비 때문에 언론을 접촉할 시간이 없다"고 할 정도였다. 유 의원이 도중하차 한 뒤에는 "앓던 이가 빠졌다"는 말까지 나왔다. 유 의원이 이 전 총리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뒤 이 전 총리가 조직·동원 선거와 관련 정 전 장관을 거세게 비판하자 정 전 장관은 "(세간에) 이반유반(이해찬 반 유시민 반)이라는 말이 있는데 유시민 후보가 (이 후보 캠프의) 선대위원장으로 가더니 (이 후보가 공격적으로) 변했다"고 비꼬기도 했다.

    1일 대전 합동연설회에서 이 전 총리 연설 뒤 마이크를 잡은 정 전 장관은 "뒷자리에 앉아서 보니까 저 뒤에 어떤 분이 큰 플래카드를 들었던데… 한번 들어보세요"라고 말했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지지자였다. 이 지지자가 들고 있던 플래카드에는 '대통령 손학규' '감사원장 이해찬' '외교통상부장관 정동영' '유시민 국무총리'라고 써 있었다.

    정 전 장관은 이 플래카드를 읽어 내려갔다. '외교통상부 장관 정동영'까지 읽은 정 전 장관은 "(여기까지는) 애교로 보입니다만… 유시민 국무총리 저건 좀 너무 한 것 같습니다"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함께 하라는 뜻으로 생각하겠다. 우리는 제거해야 할 적이 아니라 힘을 합쳐야할 동지란 표시로 저 분께 박수를 보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