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20∼40대 직장인, 창업자들과 만나 '샐러리맨의 삶과 희망'이라는 주제로 타운미팅을 갖고 민생행보를 이어갔다. 27일 서울 신촌의 한 문화카페에서 열린 행사에는 직장인과 창업자들이 주 회원인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진 20여명이 참석해 자신들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이 후보와 자유로운 대화를 나눴다.

    '젊은 화이트칼라'층은 한나라당에는 비판적 성향을 보여왔지만, 이 후보에게는 가장 '든든한 지지층'으로 꼽히고 있다. '샐러리맨의 신화'로 유명한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보육 주택 고용불안에 대한 고민과 창업문제 등 일반적이고 직접적인 직장인의 애환을 듣고, 자신의 경험을 살려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을 통해 접촉면을 넓혔다.

    이날 행사에는 대형 포털사이트에 구축된 17개 직장인 커뮤니티 연합회인 '온라인경영커뮤니티연합회'(소속회원 50만명) 등 카페, 커뮤니티, 블로그 운영자들이 자리했으며, '강대리 과장만들기' '20대 사장만들기' '투잡스(two jobs)' '창업의 모든 것' 등 참석한 모임 이름에서도 이들의 관심사가 그대로 묻어났다.

    이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대한민국 대리들의 생활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이야기해달라'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보육과 주택문제는 정부가 복지차원에서 정책을 펴야한다"며 "(집권하면) 보육을 국가적 과제로 삼아 남녀모두 당당하게 사회에서 자기 능력을 발휘하고 자아실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아이를 마음놓고 맡길 수 있도록 보육비를 정부가 부담하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신혼 당시 6개월마다 전월세 집을 옮겨다녔던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은 뒤 "결혼해 첫 아이를 낳을 때 현재의 가격으로 아파트를 산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면서 "상당한 장기저리 융자나 실비에 가까운 가격을 통해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대리급 나이의 사람에게 변화를 주려고 한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이 후보는 또 21세기 CEO(최고경영자)의 덕목으로 '섬기는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CEO의 덕목으로 글로벌 시대에 맞는 전문지식 등 여러 필수적인 조건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섬기는 정신'"이라며 "공무원들도 '도우미적 역할'이 필요하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감독하던 기능을 줄이고 민간을 도와주는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사풍자로 유명한 미국 코미디언 제이 레노(James Douglas Muir Leno)가 진행하는 NBC '더 투나잇 쇼(The tonight show)'와 같은 국내 방송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민을 위해 망가질 수 있겠느냐는 재미있는 질문도 나왔다. 이 후보는 "지도자, 대통령도 대중방송에 나가 국민에게 웃음거리도 주고 편안하게 하는 것이 통상화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완벽하게 보이려고 말도 안하고 입다물고 있는 것 보다 국민이 볼 때 '대통령도 똑같이 실수하는 사람이구나, 우리 아버지 형님과 같다'고 생각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또 온라인 문화와 관련한 대화에서 "남녀구분없이 보편화된 생활이 됐지만, 온라인 상의 문화는 정착되지 않았다"면서 "온라인도 제대로 된 문화가 구축돼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를 해보니 굉장히 불리한, 어쩔 수 없이 결정적 타격을 입는 것(루머)도 온라인에서 일어났다"며 경선 당시 겪었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