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는 대통령 예비후보들의 지지율, 10%대의 당 지지율, 경선 흥행실패, 조직동원 선거 논란, 대통령 이름까지 도용된 선거인단 대리접수 논란.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의 성적표다. 이쯤 되면 당 대변인을 통해서라도 사과와 해명이 있어야 하지만 별다른 언급이 없다. 경선 승자는 '국민후보'란 타이틀을 걸게 되는 만큼 후보들 역시 국민들이 참여않는 현 경선에 대한 고민부터 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이들이 현재 국민들에게 받은 성적표는 형편없는데, 후보들은 상대진영을 향해 막말을 쏟으며 경선을 네거티브 전으로 몰아가고 있다. "한나라당과는 다른 경선을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통합신당의 경선은 국민의 관심마저 끌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각 후보진영은 연일 상대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조직동원'이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초반 4연전에서 1위로 올라서자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 이해찬 전 국무총리 측에서 조직동원 선거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17일 저녁과 18일 오전 정 전 장관 측 정청래 의원과 이 전 총리 측 유시민 의원이 각각 라디오에 출연했다. 

    '국민경선'을 하겠다면서 정 의원은 "선거를 하는데 조직없이 가능하냐"고 따졌고 유 의원은 사실상 '국민경선'이 이뤄지기 힘들다고 인정하면서 "모바일 투표에서 (국민참여가 이뤄지는) 기적을 바란다"고 했다. 유 의원은 경선제도의 문제점을 시인하면서도 "개선하는 것은 이미 늦었다"고 했다. 본경선이 시작된 만큼 제도상 허점을 보완할 여건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선 초반 불거진 문제점에 대한 시정이나 보완노력이 수반돼야 하나 두 의원 모두 상대후보를 깎아내리는 데 집중했다.

    먼저 17일 저녁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한 정 의원은 "조직동원 선거를 했다"며 정 전 장관을 비판하는 이 전 총리를 이렇게 공격했다.

    "개미가 베짱이를 눌렀고, 열정이 빈둥빈둥을 눌렀다고 본다. 광 팔러 나왔다가 광값만 날려버리고 아무리 우롱차 단일화를 했더라도 그것은 숙제를 열심히 안 한 학생이 개학 때 혼나고 있는 것이다."

    "이해찬 후보 쪽에서 조직선거를 한다고 비판하는데, 그럼 본인의 조직부터 해체하고 주장해야 맞다. 본인은 오전엔 조직선거 한다고 비판하고 오후엔 참여정부평가포럼이나 광장 같은 데서 조직하러 다니고 있다."

    "선거를 하는데 조직 없이 가능한가. 그리고 이해찬 후보도 총선할 때 조직이 없었나. 조직을 열심히 안 해놓은 본인들 잘못이다. 그리고 참여정부평가포럼이나 광장도 열심히 조직화하면서 이해찬 후보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하고 있는데, 이걸 국민 누가 이해하겠나."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인단 등록 논란에) 증거는 없지만 지금까지 대통령 이름 팔고 대통령 뒤만 졸졸 따라다녀서 표를 얻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래도 그 친한 쪽에서 더 가능성이 있지 않겠나. 지금까지 본인의 콘텐츠나 자생력에 의해 표를 모은 게 아니라 계속 대통령 뒤를 졸졸 따라다녔던 분들이 가능성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다."

    이 전 총리 캠프의 유시민 의원을 향해 "유시민 의원은 어차피 반대로 얘기하는 분이기 때문에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이분이야말로 2002년에 개혁당 만들고, 참정연 만들고, 지금은 시민광장 만들어서 대통령 선거에 한번 나가보려고 용을 쓰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말할 자격이 없다. 그리고 국민을 우롱해가면서 단일화까지 했는데 이분은 표가 없다. 입만 동동 떠있고 표가 없는 것이다."

    유 의원도 18일 오전 불교방송 라디오 '조순용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정 전 장관을 맹비난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 전 총리가 가장 껄끄러운 상대로 발표되자 "정동영 후보가 거의 10%정도 밖에 안 나왔을 것으로 봅니다. 만만한 후보죠. 한나라당이 가장 만만하게 보는 후보. 잘못 얘기하면 상대 후보 비방하는 거처럼 들릴 수 있는데…"

    "정동영 후보는 뚜렷한 지지층이 없습니다. 제가 경선 과정에서도 여러 차례 문제제기 했습니다만 20~30대 유권자들을 어떻게 투표장으로 끌어올 것인지, 또 고령층의 한나라당 지지가 매우 높은데 고령층 유권자와 어떻게 대화할건지, 40대하고 어떻게 대화할건지 이런 등등에 대해서 아무런 선거전략도 없고 논리도 없고 그냥 개성공단대 청계천 그거 하나로 하고 있어서 제가 그래서 본선은 해보나 마나 진다 말한 적도 있습니다."

    "그 캠프에서 굉장히 화를 냈습니다. 실제로 아무 것도 제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한나라당이 가장 만만하게 보는 후보죠. 손학규 후보는 자기들이 당내 경선에서 1년 동안 해보지 않습니까. 그 때 이명박 후보의 5분의 1정도의 지지율 밖에 안 나왔죠. 이미 한 번 붙어본 후보죠. 정동영 후보는 지난 5년간 대통령 후보로서 노력했던 분이니까 국민평가 끝났다고 보고  만만하게 보는 거구요."

    "정동영 후보 측의 조직경선 동원경선에 대한 비판 여론도 굉장히 높아져 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역풍을 불러올 겁니다. 10배 100배의 역풍을 불러올 것으로 보고 여기에서 정동영 후보는 전투에서 승리했지만 전쟁에서 지는 계기가 만들어졌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