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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 진영이 대표적인 친노매체인 오마이뉴스와 분명한 대립각을 세웠다. 대선준비팀 정책분과 간사를 맡고 있는 곽승준 고려대 교수는 14일 이 후보의 홈페이지 'MB plaza(www.mbplaza.net)'에 "감히 대운하를 모독말라"는 제하의 장문의 글을 올리고, 한반도 대운하 반대론자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글은 동시에 대운하 구상과 관련해 적대적인 기사를 실은 오마이의 반론문으로도 게재됐다.
곽 교수는 이 글에서 지난 2002년 당시 김대업을 대선판에 '화려하게' 등장시키며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괴롭혔던 오마이를 직접 겨냥했다. 곽 교수는 글의 시작에서 "대운하에 대한 (오마이의) 기사들은 소위 '반대를 위한 반대'식의 공격으로 받아들인다"며 선을 분명히 그었다. 그는 이어 "물론 그 기사를 작성한 이나, 그 기사의 취재원이 된 이들은 나름대로의 논리를 갖고 있다고 항변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적어도 오랫동안 연구해온 내가 보기에는 문제가 많은 글"이라고 일축했다.
오마이는 그동안 '김병기의 경부운하 검증'이라는 것을 통해 "경부운하, 100원 투입하면 4원 건진다(9월 13일)" "운하 비극적 종말 예고한 '또다른 보고서'(9월 4일) "봇물 터진 '경부운하 폐기' 목소리간판공약, 이명박 후보 '계륵' 되나(8월 24일)" 등 시민단체를 내세운 기사에서 대운하 구상 깎아내리기에 주력해왔다. 오마이는 또 "'개성동영'이 '운하명박'을 이긴다(8월 26일)" "이명박이 대운하를 포기해야 하는 7가지 이유(8월 23일)" 등 여권이나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입을 빌어 대운하를 공격했다.
곽 교수는 "해당분야의 전문가들이 중심이 된 생산적 토론의 장이 아닌 상식 수준의 추측이 기정사실로 둔갑한 채, 특정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전개되는 비전문가들의 무대였다"며 오마이의 행태를 적시했다. 그는 이어 "이 문제에 대해 후보측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이유는 경선과정에서 같은 당 사람끼리 경쟁하다 보니, 나중에 힘을 합해야할 같은 편끼리 자칫 큰 골이 패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이제 당내 경선은 끝났다. 그래서 이제는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당 박근혜 전 대표측 공세의 경우 함께 뒤엉켜 싸울 수 없었지만, 오마이와 같은 세력의 공격에는 적극 대응해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곽 교수는 "대운하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사실과 동떨어진 주장을 바로 잡기 위한 시간이 됐다"며 오마이에 직접 뛰어들어 반론글을 제시하면서 "재반론을 적극 환영한다. 그동안 억울하게 부당한 비판을 받았지만 이제 당당히 논쟁하고 싶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첨가할 말은 오마이란 매체가 내가 생각하기에는 한나라당이나 이 후보에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라며 "다시 말하면 적지에서 싸우는 꼴이다. 그러나 자신이 있다. 진실은 언제나 승리하기 때문이다. 자, 이제 한번 대운하 논쟁을 시작해보자"고 일어섰다.
곽 교수는 반론문에서 "오마이 등에 기사들을 살펴보면 운하 반대론자들은 독일의 MD운하가 콘크리트를 쳐서 만들었기 때문에 한반도 대운하도 서울에서 부산까지 전 노선에 콘크리트를 쳐서 만들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운하 반대론자들의 무지에서 비롯된 잘못된 설정"이라며 "한반도대운하는 전체 540km 중 단지 40여km만이 인공수로이고, 나머지는 기존의 한강과 낙동강 자연 물길을 그대로 이용할 것"이라고 바로 잡았다. 그는 "그러니 이제 한반도 전 구간을 다 파헤친다는 근거 없는 흑색선전은 제발 그만했으면 한다"고 '알아듣기 쉽게' 설명했다. 이 밖에도 '대운하가 식수대란을 불러온다' '골재 판매는 불가능하다'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다'는 식의 반대론자들의 강변에도 곽 교수는 조목조목 반박했다.
"지난 2002년 대선의 최대 이슈 공약은 '신행정수도'였다"고 지적한 곽 교수는 "돌이켜 보면 당시 시민단체나 환경단체들은 신행정수도사업의 엄청난 규모와 파급효과에도 불구하고 그 손익이나 환경파괴 등을 문제 삼지 않았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이 후보가 내세우는 한반도 대운하사업 공약에 대해 일제히 도로와 철도의 편리성과 우수성을 역설하는 현실은 놀랍기만 하다"며 '정치적 배경'을 의심했다. "내가 아닌 남이 하기 때문에"라는 소제목 역시 친노매체의 한계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였다.
이 후보 진영의 '친노 매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은 '친노 진영'과의 '인터넷 전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지난 10일에는 이 후보 경선캠프에서 기획특보를 지낸 진성호 당 대선준비팀 뉴디미어분과 간사가 청와대 홈페이지에 직접 뛰어들어 '청와대여, 나를 고소하라'는 글을 올리고 청와대가 야당 유력대선후보를 검찰에 고소한 초유의 사태를 강력히 비판했다.
지난 2002년의 전철을 되밟지 않겠다는 이 후보의 의지는 그의 홈페이지 메인화면에서 분명하게 나타난다. 동영상 화면을 통해 이 후보는 주먹을 불끈 쥔 모습으로 "인터넷으로 빼앗긴 정권, 인터넷으로 되찾겠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 시간입니다"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던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