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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본격적인 민생행보에 나섰다. 경선 후 첫 방문지로 충청권을 선택한 이 후보는 12일 충남 연기군 행정복합도시건설청 방문을 시작으로, 행정도시건설 예정지를 둘러보고 대전 목원대에서 대학생들과 '청년실업과 일자리'를 주제로 '타운미팅' 형태의 토론회를 가졌다. 비교적 취약지로 분류되어온 충청표심을 이끌어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목원대에서 열린 '국민공감'이라는 제목의 토론회에서 "공무원도 몇년 후가 되면 종신직장(평생직장)이 안된다"면서 "앞으로 대한민국의 모든 기업도 종신직장 개념이 없어지기 때문에, 일자리 경험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대학졸업 후 중소기업이던 현대건설 입사 당시를 소개하며 이 후보는 "눈높이를 조금만 낮춰 직장경험을 쌓고, 그 경험으로 더 좋은 직장에 가기 바란다. '내가 좋은 직장을 가야 체면이 선다, 이런 직장에 갈 바에 취업준비 하는게 더 체면이 선다'는 식의 사고를 버려야한다"고 학생들에게 당부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또 "공무원이 되려고 집에도 못간다고 들었다"면서 "목표를 세우면 집에 못 갈 수도 있지 너무 서러워하지 말라"며 성취를 위한 도전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어 "꼭 공무원 너무 되려고 하지 말라. 젊은 사람들이 가장 안정적인 일자리 얻겠다는 풍조가 있어 그런 것"이라며 "소극적 생각에서 벗어나 더 도전적 일자리를 찾아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무엇보다 일자리를 만드는 것을 최우선 정책으로 하겠다"며 "졸업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시대는 2007년으로 마감하고 2008년부터는 새로운 시대를 만들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자유로운 질문과 답변, 그리고 의견개진이 이뤄진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수도권과 지방대간 차별' '이공계열 취업문제' '비정규직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쏟아냈다.
이 후보는 학생들의 '폰카세례'와 '사인공세'를 받으며 행사가 끝난 후에도 30여분 이상 자리를 떠나지 못했으며, '신화는 없다' 등 이 후보의 저서를 들고와 사인을 요청하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토론회는 교육, 경제를 담당하는 당 제 5정조위원장 이주호 의원이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행사에 앞서 이 후보는 '타운미팅'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토론이 결코 아니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고 정책으로 반영하겠다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사의 잭 웰치 회장이 사무실에서 보고만 받는 것이 아니라 직접 현장을 찾아 고객과 대화를 나누고 생산과정에 반영했던 방식"이라며 "서울시장 때도 시 정책에 시민들의 의견을 직접 반영해왔다"고 소개했다.
수도이전과 관련해 '군대를 동원해 막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한 학생의 질문에 이 후보는 "'서울시장으로서 어떠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럼 군대라도 동원해 막아야 한다는 뜻이냐'고 이야기한 것이 정치인들의 손을 거치며 와전된 것"이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모습도 보였다.
앞서 이 후보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을 방문해 남인희 청장으로부터 현황브리핑을 받고 "다 알다시피 난 행정도시가 여기 오는 것을 가장 반대한 사람 중 한명이었지만, 지금은 찬성 반대를 떠나 이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있다"면서 "예산낭비 없이 훌륭한 도시건설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서울에서 오려면 얼마나 걸리느냐"고 질문한 뒤 한 관계자가 "오송역까지 40분, 역에서 10여분이면 된다"고 답하자, "공무원들이 서울에서 출퇴근할까 걱정이다. 당초 목표와 다르다. 공무원들이 와서 살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해야 원래 목적을 달성시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도시 기능만 갖고 과연 50만 인구가 모여들 것인가, 다른 기능이 있어야 빠른 시간내에 발전될 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추석 전까지 이 후보는 각 지방을 돌며 '국민공감' 민생탐방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 후보는 오는 14일은 대구에서 중소기업체 임직원과의 면담을 가지며, 18일에는 전북을 찾아 새만금개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연기·대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