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바뀐 순위, 잘못 계산된 득표와 득표율, 선거인단의 지역 불균형, 53%의 무효표, 유령 선거인단.

    대통합민주신당이 컷오프(예비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일들이다. 신당은 이런 문제점들을 그냥 덮고 가겠다고 한다. 신당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예비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에 대한 일부 후보 진영의 재검표와 자료 공개 요구에 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예비경선을 총괄한 국민경선위원회(국경위)는 "재확인 작업을 했지만 별 문제가 없다"고 했다.

    뒤바뀐 순위, 계산의 착오 등은 인정하지만 그런 것들이 최종 확정된 후보들 순위에 별 영향이 없으니 더 문제삼지 않고 그냥 넘어가겠다는 말이다. 컷오프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에 대해 이들이 취한 조치는 국경위의 김덕규 김호진 공동위원장과 이목희 부위원장의 사퇴가 전부다. 오히려 국경위는 언론과 당 안팎의 비판에 언론에서 먼저 지적을 하지 않았어도 "(오류는) 뒤에라도 나왔을 것"이라며 불쾌해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마련하겠다던 재발방지책도 내놓지 않았다. 재발방지책을 준비하기 위해 오충일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6일 밤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발표된 내용은 없고, 후보들이 요구한 재검표와 자료공개에 대해서도 논의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신당은 곧바로 후보 토론회를 시작했다. 6일 첫 방송토론회를 시작했고 7일에는 광주에서 첫 정책토론회를 열었으며 9일 부터는 지역별 합동연설회를 개최한다. 컷오프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에 대한 여론의 비판적인 시선을 슬그머니 돌리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읽힌다. 7일 열린 최고지도부 회의에서는 국경위 지도부의 사퇴로 문제를 수습한 뒤 이슈를 후보 토론회로 돌렸다. 오충일 대표는 회의에서 전날 첫 TV토론을 언급하며 "한나라당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라고 자평했다.

    신당은 이번 정기국회를 통해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를 검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는 '이명박 국감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의 경선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슬그머니 덮고, 자당 대선예비후보들에 대한 검증도 일체 언급이 없다. 열린우리당과 별 차별화 없는 정강·정책을 갖고 신당을 급조하더니 대통령 후보 역시 눈속임으로 내놓으려는 모양이다. 이런 정당이 과연 대통령 후보를 낼 자격이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