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대통령 이명박'을 기치로 내건 한나라당이 31일 지리산 산행을 통해 '화합모드'를 이어갔다. 이명박 대선 후보와 강재섭 대표를 필두로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50여명은 이날 오전 전남 구례에서 지리산에 올라 정권교체를 다짐하며 '화합 워크숍' 이틀째 일정을 마무리했다.

    경선 후유증을 극복하고 대선 필승을 위한 각오를 다지려고 마련된 산행에는 경선에서 맞붙었던 홍준표 원희룡 의원을 비롯해서 박진 안상수 김덕룡 김형오 나경원 주호영 이재오 임태희 정종복 황우여 이윤성 김영숙 최구식 홍문표 허천 이재창 의원 등 당 소속의원과 당협위원장, 그리고 사무처 당직자 등이 함께 참석해 "이명박 화이팅, 한나라당 필승"을 외치며 하나됨을 과시했다.

    오전 9시 20분경 성삼재 주차장에서 시작, 노고단까지 두시간여 계속된 산행 도중 이 후보는 등산객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사진찍기와 사인 요청에도 응하는 등 밝은 표정을 보였다. 이 후보는 특유의 빠른 걸음으로 동행했던 참석자들이 "대단하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의 체력을 보여줬다. 정상에 오른 뒤 이 후보는 자신이 직접 사회를 보며 각 지역 대표에게 한마디씩 인사말을 시키는 등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 후보는 또 대선일(12월 19일)을 뜻하는 해발 1219미터 지점에 도달해 동행자들과 기념촬영을 한 뒤 "승리를 위해 '화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오늘처럼 맑은 경치를 볼 수 있는 날은 일년 중 100여일밖에 되지 않는다"는 지리산 관리소 관계자의 말에 이 후보는 "하늘도 우리를 축복하고 도와주는 것 같다"며 의미를 더했다.

    이 후보는 정상에서 "온몸을 던져 12월 19일을 향해 나가겠다"면서 "내 결의를 어느 누구도 꺾지 못한다. 여러분이 기대하고 바라는 것에 조금도 부족함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며 대권 의지를 불살랐다. 참석자들은 "지리산 정기를 받아 반드시 승리하자"며 힘을 보탰다. 노고산 대피소에 남긴 기념 메모에서 이 후보는 "대한민국 국운이 끝없이 뻗어나가길 기원하면서"라고 적었고, 강 대표는 "정권교체"라는 짤막하면서도 '간절한' 소망을 담았다.

    이 후보는 '국세청의 검증행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치가 후진"이라고 비판한 뒤 "그런 식으로 이기려고 하면 되나. 실력으로 이겨야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공격이 쉽지, 수비는 어렵다"며 경선과정에 대한 소회를 짧게 밝혔다.

    '박근혜 전 대표를 왜 빨리 만나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맑은 영산에서 세속적인 얘기를 하느냐"면서 "정치는 여의도에서 이야기 해야 한다"고 받아쳤다. 이 후보는 지난 22일 안국포럼에서 일부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나에 대한 배려보다 상대에 대한 진정한 배려를 하고 있다"며 서로간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바 있다.

    이날 산행에도 친박(親朴) 성향 의원들은 전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화합 워크숍'을 '반쪽 행사'에 멈추게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 전 대표 캠프에 있었던 의원들이 하나도 안왔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이 후보는 "그런 것을 구분할 필요 있나. 어제(연찬회 행사 후 개별적으로) 사진도 잘 찍었고…"라며 받아 넘겼다. 전날 연찬회 이후 한선교 김태환 김학송 안홍준 의원 등 박 전 대표측 의원들은 타 당협위원장들과 마찬가지로 이 후보와 개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 후보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기자들의) 관심사가 온통 다 그러냐.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해야지"라고 가볍게 '핀잔'을 주며, 화합에 대한 믿음을 강조했다.

    그는 또 9월 정기국회와 관련, 여권이 소위 '이명박 국회'를 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우리는 민생경제하자는데 저쪽은 싸우자고 한다"면서 "'이명박 국감'하자니 고맙지 뭐"라며 예상되는 각종 공세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 다음은 지리산 노고단 정상에서 나온 '말말말'. 

    이 자리에서 이명박 후보는 사회자를 자청해 강재섭 대표와 각 지역별 소속의원들에게 일일이 인사말을 유도하고 해당의원을 직접 연호하는 등 밝은 분위기를 주도했다.

    ○ 강재섭 = 오늘 우리가 대선가도서에 큰 등산을 하기위한 시험을 하고자 왔는데 낙오자 없이 잘왔다. 이명박 으랏차!

    ○ 김덕룡 = 이명박 후보가 올라올 때 보니 너무 빨리 올라와서 당원 동지들을 낙오자로 만들었다. 앞으로는 당원 동지를 데리고 갔으면 한다. 전남·전북이 이명박을 뒷받침하겠다. 지리산이 약속한다. 호남이 앞으로 한나라당 승리를 위해, 이명박 당선을 위해 앞장서겠다.

    ○ 허천 = 산의 고장(허 의원 지역구는 강원 춘천)에서 산에 왔다. 12월 19일 정상을 차지할 때 이 자리에서 함께 기쁨을 나누길 바란다.

    ○ 권오을 = 지리산 정상에서 이명박의 꿈과 대한민국의 신화를 위해! 화이팅!

    ○ 홍문표 = 영광이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을 위해 이명박 후보를 모시고 당선까지, 승리를 위해 이곳에서부터 시작하겠다. 이명박 대통령후보 필승을 위해 화이팅!

    ○ 김형오 = 12월 19일 고지를 넘을 때까지 일로매진(一路邁進)하길 희망한다. 이명박 화이팅!

    ○ 이재창 = 정상에 오르기 힘들다. 이명박 후보는 지리산 기를 받아 꼭 정상에 오를 것이다. 기를 살리자.

    ○ 이윤성 = 뭔가 보여드리겠다. 이명박 압승을 위해! 화이팅!

    ○ 박진 = 이번 대선은 서울에서 결판난다. 지리산 정기를 듬뿍 받아 대통령을 만들기위해 서울 수도권에서 압승하겠다. 이명박! 힘!

    ○ 이명박 = 오늘 여기서 나와서 말씀하신 것들이 전국방방곡곡 퍼져 나가길 바란다. 정권교체 하도록 지역대표들이 외친 구호와 뜻, 그리고 여기서 말씀하지 않은 분들의 염원도 퍼져나가 12월 19일 국민 대다수가 염원하는 정권교체를 이루겠다. 하늘도 우리를 축복하고 도와주는 것 같다. 오늘 일을 마음 속에 차곡차곡 쌓겠다. 힘찬 용기와 불굴의 용기를 다짐하는 행사를 함께 해준 당원동지, 당직자, 준비해 준 모든 분께 감사한다. 온몸을 던져 12월 19일을 향해 나가겠다. 내 결의를 어느 누구도 꺾지 못한다. 여러분이 기대하고 바라는 것에 조금도 부족함없이 최선을 다하겠다.[=지리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