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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형 정당이 세계적인 추세'라며 당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와 강재섭 대표 사이 오간 'CEO식' 대화가 화제다. 이 후보와 강 대표는 30일부터 1박 2일간 전남 구례에서 열린 '경제대통령 이명박 민생정당 한나라당'이라는 주제의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합동연찬회에서 대부분의 일정을 함께 하며 '단합'을 과시했다.
◆ '우리는 CEO형 리더' 30일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와의 면담 등 서울일정을 마친 후 연찬회장에 도착한 이 후보는 대기실에서 강 대표와 만나 가볍게 환담하며, 'CEO 마인드'를 공유했다. 행사장인 지리산가족호텔을 한국교원공제회가 운영하고 있다는 소개를 들은 이 후보는 "이런 곳이 (타 호텔에 비해) 싸다"고 말했고, 강 대표는 "우리 형편에 좋은 데 갈 수 있나"고 맞장구치며 '정당 스폰서십'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와 강 대표는 다음날(31일) 예정된 지리산 산행을 어떠한 난관이 있더라도 강행해보자고 의기투합하기도 했다.
이 - 미국 공화당이나 민주당 경우 워크숍이나 이런 연찬회에 참가하는 의원들이 정해진 기업의 홍보영상을 봐주면 스폰서가 모든 비용을 댄다. 대신 두어시간 홍보영상을 봐줘야하고.
강 - 우리나라에서 그랬다면 난리난다. 정경유착이니 뭐니.
이 - (농담조로) 우리는 대표가 누구랑 뒤에서 (밀착했다고)….
강 - 예전에는 (연찬회와 같은 행사를 하면) 어떤 기업에서 트레이닝복도 주고 했지만, 요새는 그렇게 하다간 큰일난다.
이 - 그런데 사실 (기업으로서는) 홍보하는데 좋다. 우린 입어서 좋고. 너무 드라이(각박)해진 거죠.
강 - 세상 살기가 어려워졌다.
이 - 내일 비가 와도 (산행) 가는 거죠, 갑시다.
강 - 가야죠. 험한 길이라도 올라 가야한다.
◆ 이명박은 '좋은 상품' 연찬회를 마친 강 대표는 '단합의 시간'으로 이름지어진 비공개 만찬행사에서 이 후보를 '대권 시장의 좋은 상품'이라고 소개하며 "우리가 잘 선전해야한다"며 강조했다. 식사에 앞서 이 후보로 부터 인사말을 위임받은 강 대표는 이 후보를 지칭하며 "대권시장에 한나라당의 상품을 내놓았다. 상품의 질이 굉장히 좋지 않느냐"며 "공부도 많이 하고 실용적이고 자연스럽고 철학도 있고 말을 자연스럽게 하는 아주 상품의 질이 좋은 후보"라고 소개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도 강 대표는 'CEO형 대표'(?)로서 면모를 나타냈다. 강 대표는 "그러나 아무리 질이 좋아도 기업인은 잘 팔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면서 "우리 상품(이 후보)은 두바이든지, 호남 어디라도 충분히 팔 수 있는 좋은 상품이다. 우리가 잘 선전해야 물건을 잘 팔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우리 상품, 좋은 상품! 제일 좋은 상품, 이명박! 으랏차!"라고 외치며 건배를 제의했다.
◆ 강재섭, 광주 출마선언? 비공개 만찬에서 이 후보와 강 대표는 호남에 대한 애정을 함께 표현하며 '지역구도 타파'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식사가 끝날 무렵, 호남지역 당협위원장들이 헤드테이블에 모여앉자 이 후보는 "호남이 다 차지했네"라고 농담을 던진 뒤, "내가 꿈꾸던 나라는 이런 나라다. 우리 한나라당의 대표가 광주에 출마를 해서 떨어지지 않는 나라, 저쪽 당의 대표가 대구에 출마를 해서 당선되는 나라, 그런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강 대표는 안재홍 광주시당위원장에게 웃으며 "빨리 내가 출마할 자리를 알아봐달라"며 특유의 너스레를 떨었고, 참석자들은 "물론이다. 당연하다"고 화답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강 대표는 계속해서 이 후보의 말을 이어 받으며 "그런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멸사봉공, 이명박 으랏차! 대통령 으랏차!"를 외쳤고, 참석자들은 다함께 대선승리를 위한 결의를 다졌다.
이 후보는 앞서 강연에서도 호남에서의 높은 지지율을 언급하며 "한나라당이 그 동안 꾸준히 노력한 결과가 변해서 오늘에 이른 것"이라며 "혹자들은 상대(여권)가 이러니까 우리가 반사이익을 본다고 하지만, 구체적으로 봤을 때 그것만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동안 당에서도 노력을 무척 했고, 의원들 개별적으로도 호남에 많이 다녀가면서 뿌린 씨가 이제 조금씩 싹이 트는게 아니겠나"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