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여권이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관련한 의혹 애드벌룬 띄우기에 총력을 동원하고 있다. 마치 이 전 시장을 ‘한 방’에 보낼 수 있다는 중대한 건이 있다는 식으로 말을 흘린 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답변은 회피하는 식이다. ‘아니면 말고’식의 전형적인 네가티브 수준인데 은근히 범여권 내 타 대선주자 진영에서 '총대'를 매주기를 바라는 눈치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계의 민병두 의원은 21일 오전 한 라디오 시사프로에 출연해 이 전 시장과 관련, “또 몇 가지 새로운 것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새로운 의혹이 있음을 시사했다. 민 의원은 “이제는 후보가 확정됐으니까 검증을 본격화 할 수 밖에 없다”며 검증을 앞세워 노골적인 이 전 시장 관련 의혹 제기에 나설 것임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민 의원은 그러나 구체적으로 묻자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있어도 이 자리에서 얘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하나 마나 한’ 말을 했다.

    아울러 정동영 전 열린당 의장도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후보가 이 후보에게 ‘시한폭탄’이라고 규정했는데 내가 이 폭탄을 해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은 “만일 대선 이후에 폭탄이 터지면 재앙이 될 것이기에 그 전에 해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전 의장은 ‘이 후보에게 폭탄이 될 만한 사안과 관련해 현재까지 나온 것 말고 직접 더 제기할 만한 것은 없느냐’고 묻자, “내가 안해도 다른 쪽에서 나오지 않겠느냐”며 “직접 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정 전 의장은 또 ‘어떻게 해야 국민들이 이 후보가 문제가 있다고 느끼겠느냐’고 물은 데 대해 “그건 차차 두고 보면 알 것”이라고 말했다. 마치 ‘뭔가 있다’는 식으로 말을 흘리면서 이 전 시장 과련 의혹 애드벌룬 띄우기에 혈안인 모습이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도 이날 오전 한 라디오 시사프로에 출연, “도곡동 같은 경우 앞뒤가 해명이 안된다. 쉽게 말해서 그 돈, 현금을 인출한 사람이 60회인가 70회 인출하지 않았느냐. 그걸 언제 어디서 누구한테 줬는지 본인이 해명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그걸 해명을 지금 본인이 하지 않고 있잖느냐. 그런데 공교롭게도 현금을 인출한 시기가 여러 가지 일을 많이 암시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통합민주신당 오충일 대표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시장을 겨냥, “상대후보가 좋아야 페어플레이가 될 텐데 워낙 의혹이 많은 후보”라면서 “누구를 내세워도 이 후보를 당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도 “경선의 여러 가지 의혹에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해명이 없었다는 점, 도덕성, 정책 등이 문제”라면서 “어제 이 후보가 끝까지 대운하를 밀어붙이겠다고 했는데 마치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라고 여겨진다”고 했다.

    정균환 최고위원은 “(한나라당 경선에서)선수로 뽑힌 사람이 흠집이 많다”며 “국민들은 골인점까지 갈 수 있을까 염려하는 소리가 있다”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특히 ‘이 후보는 정부기관의 장으로 역할을 맡으면 잘 할 것 같지만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하는 대통령으로는 뭔가 불안하다고 말한다’고 어느 택시운전자의 말까지 인용하면서 “‘더티 후보 대 클린 후보’, 국민들은 너무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차이점이 있어 지난 대선보다 더 용이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낙연 민주신당 대변인은 "9월 1일 개의되는 정기국회 벽두부터 본회의와 상임위 활동 등을 통해 이 후보 의혹을 하나씩 검증해 나갈 것"이라며 "단순한 비방이나 의혹 부풀리기를 자제하고 확실한 증거와 합리적 분석을 통해 의혹을 파헤칠 작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범 여권인사들이 택시운전기사 말까지 인용하며 너도나도 '이 전 시장 때리기'에 급급한 판에 확실한 증거와 합리적 분석을 통한 의혹 파헤치기가 제대로 될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