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의 합당을 반대했던, 이른바 열우당 ‘사수파’ 의원들이 20일 향후 거취를 놓고 고민이 역력한 표정이다. 지난 18일 전당대회에서 양당간의 합당이 결의됨에 따라 이들은 민주신당 합류냐, 독자행보냐, 신당 창당이냐 등을 놓고 고심이 한창이다. 이들은 전대에서 합당 여부를 놓고 찬반 토론까지 벌이며 당 지도부의 합당 움직임에 강력 반발했었다.

    민주신당 합류를 거부한 채 의원직을 내던졌던 김혁규 전 의원은 일단 독자 대선행보 쪽에 무게를 두고 정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무소속 대선 행보에는 선을 긋고 있는 만큼, 일단 신당 창당을 통한 대선 행보에 사실상 의중을 두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김 전 의원측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고 고민 중”이라면서 “신당을 창당해도 명분과 세력 측면 등을 감안해야 하므로 현재는 정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범여권 일각에서는 한나라당 경선 이후의 후폭풍이나 정국 상황 등을 감안한 영남권 신당 창당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아울러 김원웅 의원도 현재 민주신당 합류, 신당 창당, 독자행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내부 회의를 거듭하고 있다. 김 의원 측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회의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21일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강운태 전 내무부 장관은 이들보다 고민이 훨씬 깊은 모습이다. 거취 문제와 관련해 현재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일단 강 전 장관은 민주신당 합류 쪽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민주신당 합류를 위한 ‘명분찾기’에 나선 모양새인데 컷오프 통과 인원 수와 합종연횡 가능성 등 민주신당 내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 전 장관측의 한 관계자는 “열린당 잔류파를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과 민주신당 합류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민주신당 컷오프 통과 예상 인원수, 예비경선과 관련한 각 주자 진영의 움직임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사실상 민주신당 합류 쪽으로 의중을 내보였다.

    그러나 범여권 안팎에선 신당에 합류하든 그렇지 않든 이들의 행보에 관심없다는 표정이다. 이들에게 애초부터 열우당 사수 의지가 있었느냐는 설명이다. 실제로 강 전 장관은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민주당 사무총장으로 탄핵을 주도, 17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으며 대표적인 ‘반노’ 인사로 분류돼 왔었는데 지난 7월 26일 열우당에 입당해 ‘당 사수’를 주장해 왔었다. 범여권 일각에선 강 전 장관을 두고 “‘당 사수’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분이 사수를 외친다”면서 “(이는) 정계개편 국면의 최대 소극”이라고 힐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