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선진경제, 통합사회, 평화체제를 앞세운 ‘신창조국가’ 비전선포식을 갖고 올 연말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날 비전선포식에는 대통합민주신당 오충일 대표와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을 비롯 범여권 의원 30여명이 참석해, 범여권 내 경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세대결을 예고했다. 

    특히 386 핵심 의원 중 한 명인 우상호 의원은 이날 손 전 지사 캠프에 공식 합류해 대변인직을 맡기로 했다. 손 전 지사 측은 신당과 열린당과의 합당이 윤곽을 드러내는 오는 20일을 전후로 50~60명 규모의 현역 의원의 합류를 예상하며, 현재 막바지 접촉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 손학규’ ‘거침없이 손학규, 미친듯이 손학규’라는 구호로 가득찬 행사장에 손 전 지사는 ‘민심대장정’의 상징인 덥수룩한 수염을 깨끗이 깎고 말끔한 모습으로, 정봉주·조정식·김동철 의원 등 캠프 특보단과 함께 입장했다.

    이어 단상에 오른 손 전 지사는 선진경제, 통합사회, 평화체제를 내건 ‘신창조국가’ 비전을 제시하면서 “능력과 도덕성을 동시에 갖춘 미래세력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한다”며 17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손 전 지사는 “지난 역사의 모든 것을 부정하려 해서도 모든 것을 이어가려고 고집해서도 안 된다. 이념과 명분에 집착한 ‘편 가르기’도 이제 버려야 한다”며 “이제 국가경영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전 지사는 우선 선진경제 비전과 관련해선 “기업할 맛 나는 기업천국, 특히 중소기업천국을 만들겠다”고 자신했으며, 통합사회 비전에 대해선 “불요불급한 대규모 토목공사 등의 예산낭비를 막고 효율적인 정부운영을 통해 예산을 절감해 일자리·교육·노후·주택 등 민생 4대 불안 해소 대책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손 전 지사는 평화체제 비전과 관련해선 조만간 ‘한반도 상생경제 10개년 계획’을 제안하겠다며 “‘한반도 상생경제 10개년 계획’은 북한의 경제 재건은 물론 새로운 역동성이 부각되고 있는 북방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평화체제 비전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밝혔다.

    손 전 지사는 이와 함께 최근 범여권 내 타 대선주자진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적통성’ 시비를 염두한 듯, “민주화·인권을 요구하던 시대에는 청춘을 불살랐고 개혁을 요구하던 시대에는 개혁에 뛰어들었다. 군부정치를 청산하고 금융실명제를 실시한 개혁의 돌풍 속에 저 손학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손 전 지사는 “대한민국을 더불어서 함께 잘사는 품격있는 선진강국으로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오늘 출사표를 던졌다”며 “저 손학규와 함께 손에 손잡고 위대한 한반도의 시대를 열어가자”고 호소했다.

    이날 행사에는 범여권 대선주자인 신기남·정동영 전 열린당 의장이 참석했는데, 정 전 의장은 박영선·우윤근 의원 등과 함께 당초 예정된 시간 보다 30여분 늦게 행사장에 입장했으며 손 전 지사의 출마선언이 끝나자마자 자리를 떴다.

    한편, 이날 행사에선 손 전 지사의 지지자들이 ‘세계를 발로 뛰라’는 의미에서 구두와 지구본을, ‘호랑이처럼 내달리라’는 뜻에서 ‘호랑이 문양의 자수’를,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히라’는 뜻에서 녹색초 등을 손 전 지사에게 선물했다. 

    ●다음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범여권 현역 의원(무순) = 문희상 장영달 김효석 이낙연 김진표 서혜석 강기정 강길부 김동철 김부겸 김영주 김재홍 변재일 노웅래 송영길 신학용 안영근 신중식 오영식 오제세 이기우 이시종 전병헌 정봉주 조경태 조정식 지병문 최규성 김우남 이원영 강성종 김성곤 원혜영 배기선 우상호 의원 등 30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