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여권 대선주자간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고민이 깊어지는 의원들이 있다. 아직까지도 특정 후보를 마음에 두지 못하고 있는 의원들이 그 당사자들.

    9일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의 ‘비전선포식’을 기점으로 각 대선 주자 진영마다 선대본을 꾸릴텐데 특정 후보 선택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현 상황이 이들에게 직·간접적으로 특정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무언의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하소연이다.

    인간적 관계를 따르자니 경선 통과 가능성이 걸리고, 또 대세론을 따르자니 온갖 변수 등이 마음에 걸리는 등 현실적으로 선택이 녹록치 않다는 설명이다. 자칫 특정 후보 지지에 나섰다가 경선 과정에서 상대 후보에게 ‘밉보이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하고 있는 모습이다.

    범여권의 한 초선 의원은 “누군가는 지지해야 할 텐데…”라고 고민에 찬 모습을 내보이며 “그래도 (나를) 정계에 들어오게 해 준 사람을 지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은 특정 후보 지지에 앞서 자기 지역구에서의 특정 후보 지지도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내 기반이 취약한 대선 후보는 경선에서 승리하면 어차피 함께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의원들에게도 다소 ‘너그러눌'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따라서 일단은 당내 기반이 강한 유력 대선주자를 지지하고 나중에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고민을 해소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캠프에 몸담고 있는 한 의원은 “우리는 배지를 걸고 (손 전 지사에게로) 온 것”이라면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범여권 후보가) 되면 우리는 다음 총선에서 공천을 못받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손 전 지사가 되면 손 전 지사는 당내 기반이 취약해서 모두 함께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자신의 손 전 지사 캠프 합류 당위성을 강조한 말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특정 후보 지지 선택을 압박받고 있는 의원들에게는 하나의 참고사항이 될만한 발언으로도 보인다.